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잠원동 래미안잠원, 대치동 래미안대치청실.
서울 강남 재건축 시장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7년만에 등장한 새 아파트가 위용을 뽐내면서 새 아파트 신드롬이 불고 있다. 재건축 규제가 풀리고 주택 시장이 활기를 되찾은데다 랜드마크 세대교체 기대감까지 겹쳐 이들 새 아파트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모양새다.
오는 9월 입주 예정인 래미안대치청실은 공사가 거의 끝났다. 주변에 15층 이하 낡은 아파트가 많다보니 최고 35층 17개동 총 1608가구 대단지 존개감은 압도적이다. 단지명도 ‘래미안대치 팰리스’로 변경할 예정이다.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는 아파트의 핵심 뼈대인 골조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일부 동은 20층까지 올라갔다. 반포대교와 동작대교에서 쑥쑥 올라가는 아파트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온다. 현재 공정율은 41%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고급스러운 외관을 위해건물 외벽을 유리로 덮는 커튼월 공법을 적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잠원동 래미안 잠원은 2~3개월이면 골조 공사를 끝내고 가을부터는 내부 마감공사에 돌입할 예정이다. 잠원동 첫 래미안 아파트인데다 조용한 주택가에 오랜만에 등장한 고층 아파트여서 단연 눈에 띤다.
아파트 분양권 값이 뛰고 있다. 새 아파트 선호도와 랜드마크 세대 교체에 대한 기대감이 가격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규제가 풀리면서 재건축에 속도를 내는 단지가 늘고 있지만 투자 수익 기대감과 장기 소유에 대한 인내심이 예전보다 못하다보니 사업 중인 단지를 팔고 ‘다 된 밥’으로 선회하는 수요도 더해졌다.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래미안대치청실 전용면적 84㎡ 분양권은 14억5000만~15억원을 호가한다. 분양한 지 1년 반만에 4억~5억원 넘게 올랐다.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84㎡ 분양권은 현재 15억8000만원~17억원 선이다. 로얄층은 17억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고개를 들었다. 2013년 말 평균 분양가가 13억원대였다. 30억원대에 분양된 펜트하우스인 전용면적 178㎡는 최근 두 배 가격에 사겠다는 매수자까지 등장했지만 거래가 성사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반포동 아세아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매수자는 있는데 물건이 없어서 거래가 안되는 상황”이라며 “매도자 우위 시장이 계속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래미안 잠원 분양권도 분양가에 최소 2억~3억원을 얹어줘야 한다.
강남은 동부센트레빌(2005년)과 도곡렉슬(2006년), 서초는 래미안퍼스티지와 반포자이(2009년) 이후 오랜만에 재건축 성공 사례가 등장하고 수억원의 차익이 붙으면서 주변 재건축 단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은마를 비롯해 선경, 미도, 우성 등 대치동 일대 노후 단지가 일제히 재건축에 들어간데는 래미안대치청실의 힘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호가든3차, 반포한양 등 반포·잠원동 재건축 단지도 ‘제2의 아크로리버파크’를 목표로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가격이 급등한 만큼 분양권 매입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가격이 꼭짓점에 근접했다는 의견이 많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폐지되고 분양 시장이 호조세를 보이면서 분양가가 예전처럼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책정될 가능성도 낮아졌다.
사실 래미안 잠원은 분양가 상한제 대상 단지가 아니었지만 분양 시점이었던 2013년 가을 시장이 지금과 달리 침체된 탓에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대에 가격이 정해졌다. 래미안대치청실은 분양가 상한제에 걸려 ‘착한 분양가’로 공급됐다. 래미안대치청실은 3.3㎡당 평균 분양가가 3200만원대였지만 이르면 8월 분양하는 ‘대치 국제 SK뷰’는 3500만원 안팎이 될 것이란 예상이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이근우 기자 /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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