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 악재로 최근 증시가 제자리걸음을 반복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하는 배당주가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기업들은 정부의 정책 기조에 발 맞춰 배당 성향을 높이기 시작했고, 이같은 분위기에 배당주에 대한 자금 유입이 늘면서 배당지수는 코스피 수익률을 초과했다. 심지어 배당주는 배당 수익과 함께 시세차익까지 노릴 수 있어 ‘꿩 먹고 알 먹는’투자처라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
◆ 정부 배당 독려에 기업들 돈 푼다
19일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 배당수익률은 지난 2013년 1.04%에서 올해 1.6%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배당수익률은 1주당 배당금을 주가로 나눈 값으로, 올해 코스피 상장 주식에 100만원을 투자하면 연말 배당수익으로 평균 1만6000원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현재 은행의 예금금리가 1.5% 안팎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금액이다.
순이익 규모에 비해 배당이 일정 비율 이하인 경우, 미달액에 대해 10%의 법인세를 추가로 매기는 ‘기업소득환류세제’가 추진됐다. 또한 이자와 배당금에 붙는 세율을 낮추는 ‘배당소득증대세제’를 시행하면서 배당 촉진의 불을 댕겼다.
일부 기업들은 올 6월 중간배당을 실시하면서 정책 기조를 따르고 있다. 이달 들어 26개 상장사가 중간배당을 위해 오는 30일 주주명부를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POSCO와 S-Oil을 합치면 올해 중간배당을 실시하는 기업은 현재까지 28개사다. 주주명부 폐쇄 기준일은 30일로 예정돼있어 이 숫자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는 약 38개사가 중간 배당을 실시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기업소득환류세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효력을 발휘하고 기업이익이 정상화하면서 25%의 배당 증가 요인이 있다”며 “내년까지도 배당분이 늘어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 “배당주 주가가 달린다” 투자 수익도 짭짤
배당주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시세 차익 또한 투자 매력으로 부각됐다. 배당지수의 지난 17일 종가는 3291.32로, 올해 들어 7.5% 올라 코스피 상승률을 뛰어넘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가 확산되고 미국 금리인상과 그리스의 디폴트 우려가 부각되면서 코스피는 주춤했다. 그러나 배당주 투자는 꾸준히 확대되는 추세다.
일부 시장 참여자들은 여름에 진입하면서 더욱 배당주에 주목할 필요가 커졌다고 보고 있다. 배당주는 통상적으로 12월 배당 시즌이 도래하면 큰 폭으로 상승한다. 이에 여름께 미리 주식을 매수해놓는 투자 전략이 유효하다는 의미다. 실제로 지난 2005년 이후 6~8월 배당지수 수익률은 코스피를 앞서는 모습을 보여왔다.
그러나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배당주 투자는 계절적 요인보다는 중장기적인 수익을 보고 투자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정부 정책이 ‘배당 확대’를 추구하는 만큼 기업들도 꾸준히 화답, 중장기적으로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안정적 실적 성장·높은 배당성향…증권사 추천 종목은?
증권사 투자전략팀은 높은 배당률을 제공하는 종목들 중에서도 실적이 안정적인 종목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수익성이 확보돼야 매년 주기적인 배당 수익을 거둘 수 있는 만큼 기업 가치 또한 중요한 판단 요인이라는 것이다.
특히 SK텔레콤은 가입자 1명 당 지불한 평균 금액(ARPU)이 안정적으로 늘어나면서 시가배당수익률도 4%에 가까울 것으로 전망됐다. 이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회사는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바탕으로 매년 높은 배당을 해왔다”며 “대규모 자본 지출(Capex)도 일단락됐다”고 말했다.
강원랜드도 투자 매력이 높은 배당주로 이름을 올렸다. 다른 카지노 회사에 비해 외형 성장은 더뎠지만 최근 게임 테이블을 늘리는 등 복합 리조트로 모습을 바꿔 성장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올해 실적을 개선하면서 배당금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기업은행은 은행 종목들 중에서도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으로 뽑혔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기업은행의 배당수익률은 3.5%, 올해 배당성향은 24.5% 수준일 것”이라고 전했다.
정부 출자 비중이 높은 한국전력도 증권사들
[매경닷컴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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