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반대한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합병 저지를 위한 법적 절차에 착수했다.
엘리엇은 9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합병안이 명백히 공정하지 않고 삼성물산 주주들의 이익에 반하며 불법적이라고 믿는 데 변함이 없다"며 "합병안이 진행되는 것을 막기 위해 오늘 삼성물산과 이사진에 대한 주주총회 결의금지 가처분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하는 법적 절차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미 7.12%의 삼성물산 지분을 확보한 엘리엇이 자본시장법상 냉각 규정에 따라 주주확정 기준일(11일)까지 추가 의결권을 확보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자 법적 절차에 돌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엘리엇은 다음달 주총에서 표 대결을 앞두고 우호 세력 확보에 돌입하는 한편 추가적인 법적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삼성그룹은 엘리엇 측의 가처분 신청 공지에 대해 "공시송달을 통해 관련 서류를 정식으로 전달받으면 법무팀 등 내부 검토를 거쳐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삼성은 엘리엇 측이 주주권익 보호라는 명분을 앞세워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고 판단하고 다양한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다. 우선, 국민과 기관투자가들에 대해 이번 합병의 배경과 효과에 대해 적극적으로 설명하기로 했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이날 "국민 이해의 폭을 넓히기 위해 이번 합병의 해당 기업인 삼성물산 최치훈 대표이사 등이 기자회견 등으로 적극적으로 설명하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은 엘리엇 측이 제일모직 합병비율을 수정하기 위해 ISD(투자자-국가 간 소송) 독소조항을 활용할 것에도 대비하고 있다.
[김대영 기자 /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