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4일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계획에 반대하고 나섰지만 합병 작업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삼성 고위 관계자는 "(엘리엇이) 주식시장에서 잡음을 일으키고 주주들을 자극할 수는 있겠지만 두 회사의 합병 계획에 대해 (엘리엇을 제외하고는) 다른 대주주들이 반대하지 않고 있으며 주식시장 반응도 좋기 때문에 이번 건이 합병 작업을 추진하는 데 큰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아침 엘리엇이 두 회사 합병에 반대한다는 자료를 내자 삼성물산도 즉각 반박에 나섰다. 삼성물산은 이날 배포한 보도 자료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추진하게 된 배경은 회사의 미래 가치를 제고해 궁극적으로 주주 가치를 높이는 데 있다"고 천명했다.
이어 삼성물산은 "사업 다각화와 신사업 추진을 목적으로 조기 합병을 추진하는 것이 회사 가치를 높이기 위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삼성물산은 합병 조건이 공정하지 않다는 엘리엇 측 주장에 대해서도 "양사 간 합병 비율은 자본시장법상 규정에 따라 결정된 것이며, 시장이 현재 평가한 대로 합병 비율을 적용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삼성물산은 "앞으로 다양한 주주들과 소통하면서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건희 삼성 회장을 포함한 삼성 오너 일가와 그룹 계열사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을 모두 합해도 15%에도 미달하는 만큼 삼성으로서는 국민연금공단 등 주요 주주들과의 연계를 강화하고 우호 세력을 결집해야 하는
삼성은 과거 사례를 참고해 향후 예상되는 엘리엇 측 요구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만일 엘리엇 측이 경영권 참여를 내걸고 이사회 참여 목적의 이사직을 요구하거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의 면담 요구, 주주들을 자극하는 다양한 행동에 나설 경우 난감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대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