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품 분석 / 베어링코리아셀렉트펀드 ◆
올해 초 대형주의 반등에 힘입어 일부 펀드의 수익률이 플러스로 전환됐지만 수년간의 손실을 극복하기는 여전히 요원하다. 하지만 바위 틈에서 싹을 틔우는 초목이 있듯 성장주펀드 가운데서도 1년간 20%에 이르는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가 있다. 베어링자산운용이 지난해 3월 출시한 베어링코리아셀렉트펀드다. 철저한 리서치와 투자원칙, 매니저의 확신(Conviction)을 바탕으로 한 투자를 운용철학으로 삼고 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 펀드(A클래스)의 1년 수익률은 19.16%, 설정(2014년 3월) 이후 누적수익률은 24.16%에 달한다. 이 펀드는 2009년부터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운용한 펀드와 동일하게 '장기투자형 GARP(Growth at Reasonable Price) 전략'으로 운용된다. GARP전략이란 장기 고성장이 예상되는 종목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담는 것이다. 대형·성장주펀드면서도 시가총액 비중을 고려하지 않고 추종지수(벤치마크)를 설정하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코스피 시가총액 10위 기업의 펀드 편입비중을 보면 베어링코리아셀렉트는 14.09%(1월 말 기준)로 국내주식형 평균 비중(24.98%)에 비해 시총 상위 기업 비중이 낮다.
송준혁 베어링자산운용 매니저(이사)는 "대부분 성장주펀드가 코스피 시가총액 비중을 고려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반면 이 펀드는 3년 이상의 장기 성장성에 초점을 맞추고 종목을 선정한다"며 "기업의 성장성, 비즈니스의 지속가능성, 경영진과 재무흐름 등 질적인 지표를 철저한 리서치를 통해 평가해 투자대상을 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펀드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성장주는 크게 다섯 가지로 분류된다. '산업성장 잠재력', '시장점유율 확대', '적절한 투자 확대', '패러다임 전환', '턴어라운드' 등이다. 먼저 기업의 사업 부문별 매출 성장률, 신사업 비중 추이, 매출·이익성장률 등을 분석해 성장잠재력이 큰 종목을 발굴한다. 예컨대 2010년부터 면세점 부문과 브랜드 '이니스프리'의 성장세가 눈에 띄던 아모레퍼시픽그룹(아모레G)이 이에 해당한다.
시장점유율 확대를 예상하고 투자한 기업은 SK하이닉스가 대표적이다. 메모리 시장의 업황에 관계없이 최근 5년간 DRAM 산업 내 점유율이 꾸준히 늘어난 것에 착안해 투자한 종목으로 업종 내 경쟁우위 향상으로 투자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산업 내 구조조정으로 경쟁자가 줄거나 인수·합병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업종은 관심의 대상이다. 유형설비투자, 자회사 출자, 타 기업 인수 등에 자기자본 대비 대규모의 투자를 하는 기업도 고성장주로 분류된다. 최근 5년 새 설비투자(CAPEX) 규모를 10배가량 늘린 화장품업체 코스맥스는 국내·중국시장 성장으로 3년 수익률이 628%에 이른다.
인테리어시장의 변화를 미리 감지하고 직매장 등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든 한샘은 대표적인 패러다임 전환주다. 마지막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의 완화로 가격 인상 여지가 발생한 한국전력 같은 사례는 턴어라운드 기업에 속한다. 유의할 점은 공모펀드 설정액이 아직 2억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것. 다만 같은 전략으로 운용되는 기관 자금이 7500억원에 이르고 설정기간도 5년을 넘어
현재 이 펀드의 판매처는 키움증권과 현대증권 두 곳이다. 보수는 A클래스 기준 선취수수료 1%, 연간보수 1.45%, C클래스는 선취수수료 없이 연 2.05%의 보수를 부과한다. 온라인클래스(Ae)는 선취 0.5%, 연 보수 1.1% 수준으로 비교적 낮은 편이다.
[석민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