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모처럼 힘을 쓰고 있다. 국내 증시를 둘러싼 대내외 악재들은 여전하지만 3일간의 지수 조정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는 모습이다. 특히 삼성전자, 삼성에스디에스, 제일모직, 삼성물산 등 삼성그룹주들은 지배구조 개편 이슈가 불거지며 급등락을 보이고 있다.
4일 오전 11시 30분 현재 코스피는 전일 대비 17.84포인트(0.86%) 오른 2081.00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7.33포인트 오른 2070.49에 개장한 뒤 11시 이후부터 외국인의 강한 매수세가 유입돼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전날까지 코스피는 3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2100선이던 지수가 2060선까지 40포인트 가량 밀렸다. 내수와 수출의 동반 부진, 엔저 심화 등의 기존에 국내 증시를 억누르던 악재에 메르스라는 돌발 변수를 만나면서 투자 심리가 얼어 붙은 탓이다. 하지만 이날은 과도한 조정에 따른 반발 매수세가 들어오면서 다소 숨통이 트이는 모습이다.
대외 환경도 우호적이다. 그리스 협상에 대한 타결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밤에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양적완화 정책을 이어갈 것이란 입장을 분명히 한 점도 투자 심리를 녹이는 데 일조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도 주요한 이벤트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3일(현지시간) ECB 통화정책회의, OPEC총회(5일), 중국 A주의 MSCI 신흥국지수 편입 여부(9일), 한국은행 금통위(11일), 국내 증시의 가격제한폭 확대(15일), 미국의 FOMC회의(16~17일) 등 영향력이 큰 이슈가 대기 중이어서 당분간은 변동성 장세가 지속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업종별로는 제일모직이 속한 섬유의복이 6% 이상 급등하고 있고, 전기전자, 의료정밀 등도 2% 이상 오르고 있다. 반면 전기가스업, 은행, 통신업 등은 하락하고 있다.
매매주체별로는 외국인이 1155억원을 순매수하고 있고 개인과 기관이 각각 415억원, 730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외국인의 6거래일 연속 ‘사자’에, 기관은 7거래일 연속 ‘팔자’로 대응하고 있다. 프로그램 매매는 427억원 매도 우위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그룹주의 출렁임이 눈에 띈다. 삼성전자가 전날 IR 행사에서 삼성전자와 삼성에스디에스의 합병설을 공식 부인하면서 삼성전자는 4.63% 오르고 있는 반면 삼성에스디에스는 7.34% 급락하고 있다. 삼성물산의 지분 7%를 보유한 미국 헤지펀드가 제일모직과의 합병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제일모직은 7.69%, 삼성물산은 12.38% 급등 중이다. NAVER는 58만1000원까지 떨어지면서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판매 부진에 이틀 연속 신저가를 기록했던 현대차는 이날 3.69% 반등에 성공했다.
이날 거래소 시장에서는 7개 상한가 종목을 포함해 427개 종목이 오르고 있고 2개 하한가를 포함해 363개 종목이 하락하고 있다.
메르스 테마주는 이날도 맹위를 떨치고 있다. 마스크 관련주인 케이피엠테크는 13.57% 급등하고 있고, 온라인 교육업체
코스닥은 전일 대비 6.30포인트(0.90%) 오른 703.21을 기록 중이다.
[매경닷컴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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