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받지 않은 금융사 개인정보도 빅데이터로 쓴다

올해 하반기부터 금융사들이 고객 동의를 받지 않은 개인신용정보도 식별 불가능하게 만들면 빅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내년 3월 이전에 설립될 신용정보집중기관은 금융회사 뿐 아니라 핀테크 기업에도 비식별 정보를 제공할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3일 제4차 금융개혁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빅데이터 활성화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금융회사들이 개인신용정보에 비식별화 조치를 취하면 고객 동의 없이도 빅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도록 시행령 개정과 유권해석을 내리기로 했다.
그동안 신용정보법에 따라 금융회사들은 개인정보에 개인 식별이 불가능하게 조치를 취해도 고객 동의를 받아야만 빅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었다. 반면 해외에서는 비식별 정보를 개인정보로 보지 않기 때문에 빅데이터 목적으로 자유롭게 활용이 가능하다. 남동우 금융위 신용정보팀장은 “외국 금융회사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실시간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이번 규제 완화로 국내 금융회사들도 빅데이터를 적극 활용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수익사업을 발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조만간 핀테크 기업도 금융회사의 신용정보를 폭넓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위가 내년 3월까지 설립하기로 한 신용정보집중기관이 핀테크 기업에 비식별정보를 제공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핀테크 기업들은 금융정보를 충분히 확보하기 어려워 금융업에 진출할 수 없다는 어려움을 호소해왔다.
이에 정부는 신용정보집중기관을 조속히 설립해 금융회사 뿐 아니라 핀테크 기업에도 비식별 정보를 제공하기로 했다. 남동우 팀장은 “금융정보 빅데이터 활용이 활성화되면 금융권과 핀테크기업이 동반 성장할 수 있다”며 “신용정보집중기관이 그 토대를 구축하는 인프라 역할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배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