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1일 '서울시 수탁기관선정심사위원회' 심사 현장. 공개 경쟁으로 진행된 이날 심사에 변창흠 SH공사 사장(사진)이 이례적으로 직접 사업설명(PT)에 나서자 20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이 술렁였다. 이날 PT로 SH공사는 수년간 서울시 시유지 위탁관리를 맡던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를 따돌렸다.
1일 서울시에 따르면 SH공사는 지난달 27일 서울시에서 보유 중인 시유 일반 재산 1152필지(13만8000㎡)에 대한 위탁관리사업의 최종 수탁자로 선정됐다. 일반 재산은 주차장 등 특정 용도가 정해진 행정재산 외에 특별한 용도가 없이 남아 있는 100㎡ 내외의 작은 자투리 땅들이다. SH공사 관계자는 "공공 디벨로퍼로서 첫 단추를 끼는 의미여서 전사적 차원에서 수주에 진력했다"며 "시유지를 단순 관리 매각하는 방식이 아닌 SH공사 소유의 용지와 연계해 지역에 활력을 더할 수 있는 도서관, 택배시설 같은 편의시설을 설치하는 등 도시재생 차원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시에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전역에 설치돼 있는 11개 통합주거복지도시재생센터와 연계해 시유지 위탁관리 역량을 인정받으면 차후 행정재산 시유지 관리까지 공공 디벨로퍼의 영역을 넓혀 나간다는 계획이다.
변창흠 SH공사 사장은 "이번 시유지 위탁관리사업 수주를 계기로 올 3월 선언한 도시재생 공공 디벨로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고, SH공사가 명실상부한 공유지 위탁사업 전문기관으로 발돋음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시유지 위탁관리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그리고 지방공기업법에 따라 설립된 지방공사만 수주할 수 있는 사업이다.
SH공사는 택지개발·분양 전문공사에서 시유지 위탁관리·개발회사로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다. 지역경제에 파급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재생모델을 고안해 지난 3월
공사는 또 내년까지 관리 대상 시유지, 구유지, SH공사 보유 토지에 대한 통합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공유재산관리팀을 신설하고 장기적으로는 도시재생본부 산하에 처 단위 조직도 만들 계획이다.
[이승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