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가가 오른 틈을 타 자사주를 팔아서 운영자금을 마련하고 재무건전성을 강화하려는 중소형사가 속출하고 있다. 주가가 고점이라는 신호를 전달해 투자심리에 찬 물을 끼얹고 있지만, 무조건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는 분석이다.
1일 코스닥시장에서 휴대폰 결제업체 다날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6.88% 폭락한 1만150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29일 다날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120억원 상당의 자사주를 처분한다고 공시하면서 한창 불거지던 주가 고평가 논란에 쐐기를 박은 것. 이 회사 주가는 올 들어서만 34.6% 오른 바 있다.
그러나 회사측은 이번에 판 자사주 110만주의 주당 매각가 1만900원이 비싸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수목적기업(SPC) ‘엠페이’를 통해 빌리던 자금을 내부 조달방식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급하게 돈이 필요했을 뿐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이자비용 절감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다날은 고객사에 휴대폰 결제금액을 미리 정산해주는 경우가 많아 실제 회수하기까지 시차가 존재하는데, 이 기간 빠져나가는 돈을 SPC를 통해 은행에서 차입해왔다. 다날 관계자는 “엠페이 차입금에 대해 매번 보증을 서다보니 주주들이 실체 없는 회사에 1000억원 가까운 빚보증을 선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잦았다”며 “은행이자 등 금융비용도 지나치게 높아 엠페이를 없애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건자재 업체 동화기업도 지난달 27일 499억원어치 자사주 100만주를 처분한다고 공시하자마자 주가가 이틀새 7.0% 폭락했다. 연초 이후 주가가 153.9% 상승했던 만큼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진 탓이다. 그러나 이를 부정적으로만 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1일 낙폭을 만회했다. 매각자금으로 빚을 갚으면 순차입금이 3650억원이 3100억원으로, 부채비율이 122%에서 103%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동화기업 관계자는 “그 동안 대주주 지분과 자사주가 발행주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64%, 25%에 달해 유통가능 주식비중이 11%로 낮았다”며 “이번 주식 처분으로 유통주식 비율이 18%까지 늘면 기관 매수세가 주가를 떠받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도체 장비업체 테크윙도 지난달 22일 시설투자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103억원 가치의 자사주를 처분한다고 밝힌 뒤 올 들어 46.4% 올랐던 주가가 이후 지난달 말까지 6.9% 하락했다. 이 자금은 연말까지 안성 공장을 증설하는 데 투입돼 생산규모 확대에 쓰일 예정이다. 같은 달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자사주 11억원을 처분한 유유제약의 경우도 주가가 연초 이후 공시일까지 86.9% 올랐으나, 그 뒤 18.5% 급
전문가들은 통상적으로 자사주 처분이 주가에 단기 악재인 것은 맞지만, 기업의 중장기 계획과 자금활용 목적을 살펴 선별적으로 접근해야한다고 조언한다.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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