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6거래일 만에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장 중 5만원대를 유지하며 시가총액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시총 상위주가 일제히 떨어진데다가 기존 2위였던 현대차가 엔저 영향에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증권가에서는 시총 2위를 넘어 ‘마의 벽’으로 불렸던 5만원대에도 안착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일 오후 2시 26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전일 대비 900원(1.76%) 내린 5만200원을 기록해 6거래일 만에 약세로 돌아섰지만 여전히 5만원 위에서 움직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주가가 강세를 나타내면서 지난 27일 현대차를 시총 2위에서 3위로 밀어낸 데 이어 29일에는 5만1100원으로 마감해 2조원 넘게 시총 격차를 벌렸다. SK하이닉스 주가가 5만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7월 이후 10개월 만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의 5만원선 안착에 대해 긍정적 전망이다. 반도체 업황 개선과 실적 호전 전망, 신용등급 상향 조정 등 잇따른 호재가 주가를 밀어올릴 수 있다는 게 이유다.
최근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NICE)신용평가는 SK하이닉스의 신용등급을 일제히 올렸다. 한국신용평가는 메모리반도체 산업 내 확고한 시장 지위와 우수한 수익성, 재무부담 축소, 그룹의 지원 가능성 등의 요인을 고려해 SK하이닉스의 무보증 회사채 신용등급 신용등급을 ‘A+’(안정적)에서 ‘AA-’(안정적)로 상향 조정했다. 나이스신용평가도 D램 부문에서 우수한 경쟁력과 이익창출력 강화, 재무 안정성 등을 반영해 SK하이닉스의 장기 신용등급을 ‘A+’(안정적)에서 ‘AA-’(안정적)로 상향했다.
증권가에서도 올해 수익성 개선을 전망하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유안타증권은 올해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치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에 애플이 2GB 모바일 D램을 채용하면서 글로벌 스마트폰의 대당 탑재 반도체 용량이 증가해 반도체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15% 늘어난 19조7000억원, 영업이익은 6조4000억원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유안타증권의 SK하이닉스 목표주가는 7만원이다.
점차 줄어드는 개인용 PC 수요와 이에 따른 메모리 산업 우려도 과하다고 봤다. 전 세계적으로 개인용 PC의 수요는 부진하지만 PC 한 대당 D램 용량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메모리 콘텐츠의 증가로 모바일과 서버향 D램 수요 역시 견조하다는 분석이다.
이승우 IBK증권 연구원은 “PC 수요가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메모리 하락 사이클 논쟁이 심화됐지만 이는 이미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다”면서 “SK하이닉스의 현 주가는 향후에 다가올 우려를 다소 넘치게 반영하고 있어 앞으로의 하락 리스크는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했다.
[매경닷컴 김잔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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