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 증시의 거래 규모가 급증하면서 세계 최대인 미국 뉴욕 증시를 넘어섰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상하이 증시의 1∼4월 매매 대금은 6조5900억 달러로 뉴욕 증시(5조6900억 달러)를 웃돌았다. 특히 4월 한 달의 매매대금은 뉴욕 증시의 2.1 배에 달했다.
세계거래소연맹(WFE)에 따르면, 지난해 상하이 증시의 매매 대금은 6조900억 달러로 세계 4위였다. 뉴욕 증시(15조8700억 달러)와 비교하면 40% 정도에 불과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거래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주식 붐에다 늘어난 개인 투자자들이 사고 팔고를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관 투자자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뉴욕 증시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물론 미국에서도 고성능 컴퓨터를 활용해 초단위로 매매를 반복하는 고빈도매매(HFT) 업체, 헤지펀드 등이 매매를 부풀렸지만 거래량은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이다.
중국 증권등기결산공사(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중국의 주식계좌는 2억 계좌를 넘어섰다. 맥쿼리 은행에 따르면 5월 상반기에만 500만개에 달하는 신규 주식계좌가 개설된 상태다.
주식 계좌가 늘어난 것은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위)가 지난 4월 1인 1계좌 제한을 완화한 탓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개인 투자자들이 최근 급등 장세가 펼쳐지자 대거 주식 시장에 뛰어든 때문이다.
중국 개인 투자자들은 거시 경제 지표와 기업 실적 등 펀더멘털에 대한 관심이 적은 대신 단기 매매에 치중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이동 및 업무 중에도 손쉽게 매매할 수 있는 것이 거래량 증가를 뒷받침하는 또 다른 배경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 증권 당국이 홍콩과의 상호 거래를 인정하는 등 단계적으로 외국인의 매매 규제를 완화하고 있어 상하이 증시의 거래 규모는 한층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주가지수 산출 기관인 MSCI는 오는 10일 상하이 주식을 포함한 중국 주식을 국제 주가 지수에 편입할 지 여부를 발표한다. 일각에서는 편입이 실현되면 외국인 기관투자가들의 진입으로 900억 위안 가량의 자금 유입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상하이 증시의 거래량은 5월에 들어서도 기세가 줄지 않고 있다. 지난달 28일에는 하루 기준 거래대금으로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이런 추세가
주식 시장의 거래 대금 급증한 과열을 가리키는 지표일 수도 있어 시장에서는 경계감이 높아가고 있다. 상하이 증시의 종합지수는 1년만에 2배가 상승해 심리적 고비인 5000대를 바라보고 있는 상태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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