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이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 시장에서 매출액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수익성 개선폭은 더욱 확대됐다.
18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706개사 중 626개사의 개별 재무제표기준 1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6.40%와 4.44% 줄었지만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88% 늘었다.
매출액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11.7%)를 제외하면 수익성 개선 폭은 더욱 커졌다. 삼성전자를 뺀 나머지 상장사들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4.8% 줄어 전체 결과와 유사했으나 순이익은 22.3% 급증했다. 삼성전자를 포함했을 때(0.88%)와 비교하면 20배 가량 차이나는 셈이다. 영업이익 역시 17.5% 늘어 차이를 보였다.
기업들의 실제 수익을 보여주는 이익 지표도 개선됐다.
지난해 상장사들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6.42%로 작년 1분기 6.32%보다 0.11%포인트 뛰었다. 매출액 순이익률도 6.22%로 지난해보다 0.43%포인트 증가했다. 즉, 기업이 1000원 짜리 상품을 팔아 약 64원의 영업이익을 남겼고 실제 62원의 돈을 손에 쥐었다는 의미다.
전반적으로 매출은 부진했으나 국제유가 하락 등에 따른 원가 절감 효과가 이익 개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전체 상장사 중에서는 금융업과 증권업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개별 재무제표 기준 금융업 49곳 중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을 제외한 47곳의 수익성은 대폭 개선됐다.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의 경우 분할 등으로 전년 동기 재무제표가 미공시돼 분석에서 제외됐다.
이들 47곳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5.8%, 순이익은 39.7% 늘었다.
특히 증권업은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221.0%와 306.6% 늘어나 개선세가 두드러졌다.
실제 그동안 극심한 불황에 시달리던 국내 증권사들은 증시와 채권시장 호조로 6년 만에 최대 수준인 976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금리 하락으로 채권 관련 이익이 늘고, 연초부터 주식시장이 박스권을 돌파해 회복세를 나타내면서 수탁수수료 수익도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밖에 제조업 내 업종별로는 운수창고의 흑자 전환을 포함해 9개 업종의 순이익이 증가했다.
통신의 순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283.52% 늘어나 가장 크게 개선됐다. 이어 전기가스(199.23%), 철강금속(189.48%), 의료정밀(101.40%) 등의 순으로 증가폭이 높았다. 기계(43.95%), 화학(18.19%), 운수장비(14.40%), 의약품(9.14%) 등도 순이익이 늘었다.
반면 건설은 적자로 돌아섰고, 비금속광물(-80.99%), 섬유의복(-74.62%), 유통(-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도 상장사 501곳의 매출액은 5.78% 줄어든 반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7.09%, 3.7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매경닷컴 김잔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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