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승장구’하던 중국 소비주들이 ‘엔저’라는 복병을 만나 흔들리고 있다. 중국 노동절 연휴를 앞두고 관련 소비주들이 급등세를 보이다 최근 엔화 대비 원화값이 급등하면서 주가가 하향 국면으로 돌아선 것. 엔저에 중국 관광객의 발길이 한국보다 일본을 선호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투자 심리가 돌아선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30일 중국 소비 관련주는 줄줄히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연초 이후 중국 소비주의 대장 역할을 했던 화장품주가 잇달아 떨어졌다. LG생활건강이 6.97% 하락한 것을 비록해 한국화장품(-4.63%), 한국화장품제조(-5.22%), 에이블씨엔씨(-3.93%), 한국콜마(-1.36%) 등 화장품주가 대부분 약세를 보였다.
면세점주 역시 엔저 직격탄을 맞았다. 환율 영향으로 한국 면세점 가격이 일본보다 비싸지는 ‘가격 역전’이 나타났기 때문. 호텔신라가 3% 이상 떨어진 것을 비롯해 롯데쇼핑 (-0.58%),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4.53%) 등도 하락했다. 하나투어(-2.30%) 등 여행주와 대한항공(-2.55%), 아시아나항공(-2.17%) 등 항공주, 베이직하우스(-6.61%) 등 의류주들도 마찬가지다.
중국 소비주는 연초 이후 꾸준히 좋은 주가 흐름을 보여왔다. 화장품주가 4월 한 달 동안 12.11% 오른 것을 비롯해 의류주(12.07%), 호텔·레저주(6.30%), 백화점주(4.23%) 등이 상승했다. 특히 화장품주의 경우 올해 1~2월 춘절 특수와 3~4월엔 아모레퍼시픽의 액면분할 이슈, 노동절 특수 기대감 등으로 오르며 기세가 꺽일줄 모르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지난 28일 엔화 대비 원화값이 800원대로 진입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노동절 황금연휴에 한국을 찾을 것으로 기대됐던 중국 관광객들이 엔저 영향으로 대거 일본으로 발길을 돌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3월 일본을 방문한 중국인 방문객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93% 늘어난 반면 같은 기간 한국을 찾은 중국인 방문객수는 37.6% 늘어나며 이같은 우려를 뒷받침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여전히 화장품을 중심으로 한 중국 소비주의 상승세를 점치는 분위기다. 단기적으로 엔화 약세가 부담일 수는 있지만 중국인들에게 화장품 등 한국산 제품의 인기는 지속되고 있기
[장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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