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단지 소형평형은 하룻밤새 3천만원이 올랐고 조합장들은 재건축 자체가 불가능하게 되는 것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습니다.
이혁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7.5평부터 25평까지 평형수가 다양한 개포주공 재건축 단지는 거래가격이 4억원대부터 16억원까지 최대 4배 차이가 납니다.
하지만 이같은 가격차를 무시하고 평형을 같은 비율대로 배정하라는 고등법원의 판결에 단지 주민들은 말도 안된다며 불만을 쏟아냅니다.
인터뷰 : 김경철 / 개포주공 재건축단지 주민
-"문제가 많죠. 큰 평형에서는 비싸게 사는데 작은 평수에서 그 돈을 안내고 배정받는 것 자체가 말이 많이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개포 주공 3단지는 최저평형인 11평이 전체 가구수의 절반이 넘어 현행 재건축 비율대로 배분할 경우 또 다시 소송이 제기될 수 있습니다.
이혁준 기자
-"건설교통부는 조합원들이 알아서 할 일이라며 뒷짐만 지고 있는 가운데 조합원들 사이의 평형배정 갈등으로 자칫 재건축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 장덕환 / 서울시 재건축연합회장
-"조합원들이 합의를 해서 통과시켰는데 한 두 명이 소송을 해서 이건 불법이라고 했을땐... 대법원에서도 같은 판결이 나오면 재건축은 올스톱입니다."
법원은 추첨이라는 탁상행정식 해결책을 내놓았지만 현행 재건축 관련 규정은 20%를 60제곱미터로 지어야 하는 소형주택 의무건축비율이 남아 있는 한 이같은 문제는 계속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상황이 이러한 가운데 개포주공 2단지 7.5평은 하루만에 무려 3천만원이 올라 매도호가보다도 더 높은 가격인 4억 7천만원에 거래가 성사되기도 했습니다.
대법원의 확정판결이 나기도 전에 벌써부터 소형평형에 대한 투기 조짐이 일고 있는 것입니다.
인터뷰 : 정명진 / 개포주공 공인중개사
-"작은 평수에 대한 관심이 몰리고 있고 매수문의도 늘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유독 재건축만 평형배정 기준이 없다며 하루빨리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야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 : 전영진 / 예스하우스 대표
-"재개발은 평형배정에 대한 합리적인 기준이 있기 때문에 이같은 문제가 없습니다. 재건축도 재개발처럼 명확한 기준이 필요합니다."
가뜩이나 조합장들의 비리로 몸살을 앓고 있는 재건축 아파트.
허술하기 짝이 없는 법과 행정에 조합원들의 갈등으로 또다시 혼란에 휩싸일 전망입니다.
mbn뉴스 이혁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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