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대외 불확실성에 결국 하락 마감해 1940선까지 밀렸다. 외국인은 장 초반부터 매도 공세를 지속해 마감까지 1000억원 이상 팔아치우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9일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8.52포인트(0.44%) 내린 1947.00으로 거래를 마쳤다.
그리스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되는 등 경제 불확실성이 대두된 데다가 미국의 고용지표가 호조를 나타내면서 조기 금리인상 우려가 고개를 든 점이 지수에 악재가 됐다. 지난 주말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그리스 신용등급을 'B'에서 'B-'로 한 단계 내렸다. 무디스도 그리스 국가 신용등급 'Caa1'을 '부정적 검토대상'에 올리며 하향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외국인은 장 초반부터 매도 물량을 내놓으면서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약세 출발한 지수는 장중내내 상승 재료를 찾지 못한 채 약세권에서만 맴돌았다. 외국인은 이날 1063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537억원과 483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의 낙폭을 제한했다. 기관은 장 중 매도에서 매수로 전환하면서 지수의 과대 낙폭을 줄여나가기도 했다.
프로그램을 통해서는 차익 거래에서 12억원, 비차익 거래에서 1301억원의 매수 우위가 나타나 총 1314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업종별로는 약세가 우세했다. 화학, 의약품, 전기전자, 전기가스업, 은행을 제외한 전 업종이 떨어졌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차가 외국인 매도 물량에 크게 떨어지면서 운송장비 업종이 2.08% 하락해 두드러진 낙폭을 기록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서는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1.68% 올라 2거래일 연속 상승했고, 한국전력도 0.36% 가량 올랐다. 그러나 두 종목을 제외한 대다수 상위종목이 하락했다. 현대차가 3.67%, 기아차가 2.92% 가량 빠졌고, NAVER 역시 4.76% 하락 마감했다.
이밖에 일동제약이 녹십자와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상한가까지 치솟았고, 엔씨소프트도 넥슨과의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되며 2.58% 올랐다.
또 CJ헬로비젼이 국내 최초 클라우드 방송을 상용화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10.28% 급등했다.
같은 날 코스닥은 전거래일 대비 1.72%(10.38%) 내린 593.75로 마감해 전날까지 나흘 연속 이어졌던 상승 랠리를 마쳤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835억원과 397억원을 순매도 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개인은 1214억원 어치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 역시 셀트리온과 CJ E&M을 제외한 대다수 종목이 약세를 면치 못했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의 유럽 진출 기대감에 4.67% 이상 올라 상위 종목 중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반면 파라다이스는 중국 정부가 해외 카지노의 중국인 대상 마케팅 활동을 단속하겠다는 소식에 12.27% 급락했다. 또다른 카지노업체인 GKL 역시 유가증권시장에서 8.74% 빠졌다.
[매경닷컴 김잔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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