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이 고졸보다 금융 모른다…금감원 전국민 금융이해력 조사

우리나라 대학생과 20대 청년층의 금융이해력 수준이 절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65세 이상 고령자보다 조금 높았을 뿐 전 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낮았다. 대도시보다는 중소도시 사람들의 금융이해력이 높았지만 군·읍·면지역으로 가면 확연하게 낮아졌다. 가계소득이 낮거나 고졸 미만의 학력자들의 금융이해력이 부족했다. 하지만 대졸자보다는 고졸자가, 고소득자보다는 중소득자들의 금융이해력이 더 높았다.
금융감독원은 1일 이 같은 내용의 ‘전국민 금융이해력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2400명을 대상으로 이뤄진 이번 조사는 우리나라 최초로 ‘금융이해력 국가통계 승인’도 받았다. 금융이해력 전체 평균은 66.5점이었다.
금융이해력은 경제활동이 왕성한 40대가 71.3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30대(69.6점)와 50·60대(69점) 순으로 나타났다. 60.3점을 받은 20대는 미래 대비 재무설계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고, 65세 이상 고령자는 복리계산이나 화폐의 시간가치 같은 수리적 금융지식이 부족했다.
3개 부문으로 진행한 금융이해력 조사에서는 금융지식-금융태도-금융행위 순으로 점수가 높았다. 물가나 이자, 분산투자 같은 금융경제의 기초지식 수준이 높아 금융지식 부문은 75.6점으로 우수했다. 반면 재무상황 점검, 금융상품 정보수집 노력 등이 미흡해 금융행위 부문은 59.0점으로 가장 열악했다. 미래에 대비한 저축보다 현재 소비에 대한 선호가 강해 금융태도(61.0점) 점수도 낮았다.
교육효과는 금융이해력이 부족한 세대인 65세 이상 고령자와 20대 청년층에서 두드러지게 높았다. 조효제 금감원 금융교육국장은 “금융교육을 받은 성인들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연령과 상관없이 금융이해력이 높게 나타나 금융교육 강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지역별로도 이러한 현상은 뚜렷하다. 지역인구의 4.7%가 금융교육을 받은 제주지역의 금융이해도가 76.2점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금융이해도는 제주, 전남, 광주, 강원지역이 높았고, 충북과 대전지역이 가장 낮았다.
조효제 국장은 “우리나라 성인의 금융지식은 최고 수준이나 금융행위(습관)나 금융태도(가치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낮아 조기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금융상품을 선택할 때도 금융회사의 마케팅 정보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고 덧붙였다.
[송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