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건설 회사채 손실 1360억

동부건설이 지난달 말 기업회생절차를 전격 신청하면서 1000억원이 넘는 동부건설 회사채도 손실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다만 ‘동양 사태’ 학습 효과로 일반투자자들이 법정관리 신청 이전에 대거 이탈해 피해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을 전망이다.
1일 금융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동부건설 미상환 회사채 1360억원 가운데 일반투자자 보유 채권은 235억원 수준이다. 개인투자자 907명이 보유한 227억원과 12개 법인 소유 8억원이 전부다.
나머지 회사채 1125억원어치는 산업은행·동부화재·동부생명 등 금융사가 보유하고 있다. 일반투자자들이 1조7000억원의 손실을 낸 동양 사태를 직간접적으로 겪으면서 지난해 동부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채권을 대거 정리한 결과다. 특히 지난해 6월 동부그룹 유동성 위기가 불거지자 개인투자자들이 대량 투매에 나서기도 했다.
법원이 기업회생절차를 인가하면 동부건설 채권과 채무는 모두 동결된다. 이후 회생절차에 따라 채권투자자 회수율도 정해진다. 동양 사태 당시 투자자의 회수율은 평균 64% 수준이다.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 금융사는 동부건설에 대한 담보 1064억원과 무담보 1553억원 등 모두 2617억원의 여신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금융당국은 금융사들이 추가로 적립해야 할 대손충당금을 흡수 가능한 규모로 판단해 동부건설 회생절차 신청에 따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동부건설의 상거래 채권을 5억원 이상 보유한 중소기업 280곳은 정상 영업을 지속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 동부건설 협력업체 1713곳에 대한 상거래 채무 3179억원 중 62.3%가 이처럼 거래 규모가 5억원 이상인 중소기업에 대한 채무다.
금융당국과 산업은행은 동부건설과 거래 비중이 높은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수시로 재무구조를 평가하고 정상 영업이 어려운 기업에는 법정관리를 최소화하면서 워크아웃을 통한 구조조정을 촉진하기로 했다.
[배미정 기자 / 석민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