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덩치가 커질 대로 커진 국내 배당주 펀드의 수익률 고공행진이 꺾인 데다 국내보다 해외 증시 배당수익률이 높다는 점도 해외 배당투자 확대를 기대하게 하는 요인이다.
자산운용사들도 해외 고배당 종목에 투자하는 해외 배당펀드를 경쟁적으로 내놓으며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20일 중국 배당주에 투자하는 '미래에셋차이나배당프리미엄펀드'를 내놨다. 중국 배당주에 투자하는 펀드가 국내에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의 배당수익률이 한국보다 높아 안정적인 배당수익을 기대할 수 있고, 후강퉁 시행으로 현재 1% 미만인 중국 증시 외국인 투자 비중이 늘어나면 자본 차익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것이 미래에셋 측 설명이다. 박원진 미래에셋자산운용 상무는 "시장에 대한 투자에서 현금 흐름에 대한 투자로 전환되는 투자자 수요를 반영한 상품"이라고 말했다.
KB자산운용도 지난 13일 유럽 고배당주에 투자하는 'KB유럽배당플러스 펀드'를 출시했다. 이 펀드는 유로존에서 주식형 펀드를 운용하는 파이어니어인베스트먼트가 운용을 담당하는 재간접 펀드다.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은 지난달 '이스트스프링월지급아시아퍼시픽고배당펀드'를 내놨고, 알리안츠자산운용도 지난 8월부터 '알리안츠유럽배당펀드'를 판매 중이다.
이미 출시된 해외 배당주 펀드들도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다. '미래에셋월지급식배당과인컴증권자투자신탁(채권혼합-파생형)(분배형)종류A-e'는 올해 들어 6.54% 수익을 냈고 '이스트스프링아시아퍼시픽고배당증권자투자신탁(H)[주식-재간접형]클래스A'는 4.17% 수익을 기록 중이다. '피델리티글로벌배당인컴증권자투자신탁(주식-재간접형)종류F'도 연초 이후 3.43% 수익을 냈다. 이들 펀드는 전 세계 증시에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고 배당 성향이 높은 종목에 집중 투자해 배당수익과 시세차익을 동시에 거두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스트스프링아시아퍼시픽고배당펀드'를 운용하는 마거릿 위어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싱가포르)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최근 10년간 MSCI 아시아지수의 배당 성향을 분석해보면 기업 실적이 떨어질 때도 배당금은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며 "배당하는 기업 비중도 1998년 50.3%에서 지난해 93.9%로 크게 늘어나 아시아 배당주 투자의 전망이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주가가 하락한 운송업종 등 경기민감주 가운데 배당 성향이 높은 종목을 지속적으로 선별해 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펀드에 편입된 해운주인 코스코퍼시픽과 허치슨포트홀딩스는 각각 5%, 7% 배당률을 기록했다. 이 밖에도 호주의 은행주(5.5~6%), 부동산주(6.5~7%), 중국ㆍ인도네시아 은행주, 대만 기
반면 배당률이 낮은 한국 주식 비중은 전체 펀드의 8% 수준에 그친다. 위어 매니저는 "한국 대기업 관계자를 만나 배당 확대를 권했지만 귀담아듣는 것 같지 않았다"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은아 기자 / 석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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