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산기 내분을 방치한 책임으로 인해 '퇴진 압박'을 받는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 사외이사들이 자진 사퇴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이사회 등 지배구조에도 변화가 생기고 결과적으로 '인사 태풍'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윤 내정자는 오는 29일 이사회에서 단독 후보 결의를 받은 후 다음달 21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회장직에 공식 선출된다. 회장으로서 공식 권한을 행사하는 시기는 주주총회 이후다. 인사 개편도 이때쯤 나올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신원조회가 끝나는 29일부터 지주부터 시작해 계열사별 업무보고를 순차적으로 받으면서 KB 현주소를 파악하고 인사 밑그림을 그릴 예정이다. KB 관계자는 "KB금융그룹 계열사별로 업무보고를 하고 나면 '관례상' 계열사 대표와 임원, 은행 부행장급 이상은 일괄 사표를 내서 재신임을 받게 된다"며 "현재 집행임원들은 임영록 전 회장이 임명한 경우가 다수여서 조직 쇄신을 위해서라도 윤 내정자가 인적 물갈이에 나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2010년 7월에도 어윤대 전 회장과 민병덕 전 은행장이 내정되자 국민은행 부행장급 13명 전원과 8개 계열사 대표들이 사표를 제출했다.
현재 남인 KB인베스트먼트 대표, 박중원 KB데이타시스템 대표 등이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차순관 KB저축은행 대표, 김덕수 KB국민카드 대표도 내년 1월과 3월 임기가 끝난다. 임기 종료와 함께 새로운 인물을 기용할 수 있기 때문에 윤 내정자는 이 점도 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
후속 공정 인사를 위한 객관적인 기준은 올 연말 실적이 될 가능성이 크다. '성과를 낸 인사를 중용한다'는 인사 원칙이 흔들리지 않는다면 채널 출신 배경에 무관한 공정 인사가 단행될 수 있다.
윤 내정자는 당분간 은행장을 겸임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지주의 지분 80% 이상을 차지하는 국민은행을 안정화시킬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신임 은행장을 새로 뽑는 과정에서 혹시 발생할 수 있는 불화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조치다. 다만 경영이 정상화되는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나 이후에 행장을 분리해 선임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자천타천으로 벌써부터 은행장 자리에 하마평이 오르고 있어 논란이다.
지주회사와 은행 부서 간의 갈등 해소를 위해서는 인사 물갈이가 불가피하다. 그동안 지주와 은행 간 집안싸움하느라 양측은 서먹서먹해지면서 일관되게 '불통'해왔다. 지주와 은행과의 연결 고리를 자연스럽게 이어줄 수 있는 신망 있는 인사가 필요한 시점이다. 윤 내정자는 12월 한 달간 모든 계열사에 대한 인사를 마무리한 다음 내년 초부터는 국내외 기업설명
[강계만 기자 / 김효성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