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KB금융지주 후보 4인은 'KB사태' 등 특수상황을 감안해 "회장이 행장을 당분간 겸임했다가 경영정상화 때 분리하는 게 타당하다"는 의견에 무게를 뒀다. 단일 후보를 선정하는 오는 22일 심층면접을 불과 이틀 앞둔 민감한 상황이어서 외부 공식 발언을 자제했지만 이 같은 지배구조 방향에 공감했다.
국민은행 내부에 1채널(옛 국민은행)과 2채널(주택은행) 출신들의 갈등문제는 공정 인사로 풀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또한 현장영업력 강화, 글로벌 경쟁력 확보, LIG손해보험 인수를 통한 비은행권 경쟁력 강화, 후계자 양성프로그램 시행 등을 강조했다.
매일경제는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 윤종규 전 KB금융지주 부사장, 김기홍 전 국민은행 수석부행장, 지동현 전 KB국민카드 부사장 등 KB회장 후보 4명을 수차례 면담하거나 전화통화해 경영비전을 들어봤다.
■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 "KB 글로벌화가 마지막 소명"
하 행장은 "원 KB(ONE KB)는 지주회사뿐만 아니라 은행은 물론 각 계열사가 시너지를 창출하고 이미지를 쇄신하는 것"이라며 "인적 채널 면에서도 하나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출신 배경을 전혀 보지 않은 상태에서 공정 인사를 하게 되면 채널 갈등도 풀어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 행장은 국민은행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잠재력이 있다고 했다. 그는 "국민은행 강점은 소매금융이기에 계열사들과 함께 시너지를 창출해야 한다"며 "이를 바탕으로 외국에 진출하면 분명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하 행장은 후보 4명 가운데 유일한 외부인사로 분류된다. 하 행장은 "KB금융그룹 성장을 위해서는 내부ㆍ외부인사 등 출신 배경이 중요하진 않다"고 말했다. 한국씨티은행장 사의 표명과 관련해 미국 씨티그룹에서 말렸지만, 그는 '대한민국 금융인으로서의 사회적 책임 때문'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KB 회장 임기를 단임으로 하고 언제든지 그만둘 수 있다는 각오로 KB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 윤종규 전 KB지주 부사장 "KB 잘 알아…적재적소에 인재 배치"
윤 전 부사장은 "지주와 은행에서 여러 직책을 두루 경험했기 때문에 채널 갈등에서 자유롭고, 산적한 갈등을 치유할 수 있는 적임자일 수 있다"며 "은행과 비은행 모두를 경험했고 KB 내부 인물들을 잘 알기 때문에 적재적소에 인재를 알맞게 배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본부 조직을 영업지원조직화하고, 현장영업조직에는 더 많은 권한과 판단 기회를 줘 재량권을 높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글로벌 전략으로 현지 법인과 외국 진출 관리역량을 재정비할 계획이다. 윤 전 부사장은 "CEO로서 중요한 책무인 후계자 양성시스템을 잘 마련해 내부에서 회장을 길러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김기홍 전 국민은행 수석부행장 "부당한 외압 뚝심있게 막을 것"
김 전 부행장은 "임직원들의 기를 살려서 저하된 KB 브랜드 가치와 고객 신뢰도를 높이는 게 내 첫째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1990년대 중반 조세연구원 연구위원과 충북대 국제경영학과 교수로 일하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협상 정부대표로 글로벌 무대에 나선 바 있다. 보험산업과 비은행 부문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를 거치기도 했다.
김 전 부행장은 "국민은행뿐만 아니라 금융 분야 다양한 경험들이 KB금융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추진력이 있다보니 '강직한 리더십' 이미지가 부각되기도 한다. 김 전 부행장은 "업무에서는 절차와 원칙을 지키고 부당한 외부 압력을 막아내는 데 가치를 두고 일해왔다"며 "각종 KB금융 사업이나 인사도 학연이나 지연에 연연하지 않고 뚝심 있게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지동현 전 KB국민카드 부사장 "권위주의 없애고 화합 힘쓰겠다"
그는 "회장이 집중적인 권한을 행사하면 줄세우기 문화나 채널 갈등이 일어날 수 있다"며 "내가 회장이 되면 절대적인 권한을
[강계만 기자 / 김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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