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 국면을 맞아 달러 자산이나 미국 주식에 대한 투자가 유망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달러 강세 시 상대적 약세가 예상되는 원자재, 대표적 위험자산인 신흥국 주식이나 하이일드 채권 등은 비중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달러당 원화값은 지난 1일 종가 기준 1062.65원으로 한 달 전 달러당 1013.10원에 비해 4.9%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9월 한 달 동안 다른 주요국 통화도 미국 달러화 대비 1.6~8.6%가량 절하됐다.
그렇다면 달러 강세 국면에서 자산 배분은 어떻게 조정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글로벌 자금이 전반적으로 위험자산에서 안전자산으로,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한다.
우선 대표적 안전자산인 달러화에 대한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달러선물 추종 상장지수펀드(ETF)가 가장 손쉬운 투자 수단이 될 수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우리KOSEF미국달러선물' ETF는 최근 한 달 4.1%의 높은 수익률을 내고 있다.
'미국 뱅크론' 펀드도 유효한 달러자산 투자 상품이다. 뱅크론 펀드는 '투자등급 미만'에 속하는 기업들이 금융사를 통해 조달하는 대출채권인 뱅크론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3개월 '리보(런던 은행간 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하는 방식이어서 미국 시중금리가 인상되면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프랭클린미국금리연동' 펀드와 '이스트스프링미국뱅크론' 펀드에는 최근 3개월 각각 700억원 이상의 자금이 유입됐다. 신동준 하나대투증권 자산분석실장은 "위험자산 중에서는 경기 측면에서 가장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미국 주식이 가장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반면 글로벌 경기에 민감한 신흥국 주식과 하이일드 채권, 원자재의 투자 비중은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신흥국 주식의 경우 저평가 매력에도 불구하고 최근 달러 강세 국면에서 글로벌 펀드 자금이 이탈하고 있다. 글로벌 하이일드 펀드 역시 비슷한 움직임이다. 원자재의 경우 달러로 가격이 매겨져 거래되기 때문에 달러 강세 상황에서는 가격 하락 압력이 커
신환종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글로벌 투자자들이 테이퍼링 종료 시점이 다가오고 금리 인상 이슈가 반복적으로 부각되면서 고평가 자산에 대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하이일드 채권과 이머징마켓 주식 및 채권 등은 유동성 축소를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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