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9월 30일(06:03)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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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크렙제8호 위탁관리 부동산투자회사(이하 코크렙8호)가 보유한 성남 빌딩 매각이 돌연 무산되면서 투자회사를 청산하려던 계획에 다시 빨간불이 켜졌다. 코크렙8호를 운영 중인 코람코자산신탁은 인수 의사를 밝혔던 복수의 운용사들 중에서 대체 인수자를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코크렙8호는 29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소재 센트럴타워 건물 및 토지를 한국토지신탁의 케이원제4호 위탁관리 부동산투자회사(이하 케이원4호)에 매각키로 했던 계약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코크렙8호 측은 매수주체인 제이원4호가 매입자금 모집이 지연돼 매매 완결일자를 확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양수도 가격 등 자산 매매와 관련된 모든 내용은 효력을 상실하게 됐다.
코크렙8호 측은 이날 570억원에 센트럴타워를 양수도하는 계약 체결하고 바로 매매대금 전액을 수령할 예정이었다. 코람코자산신탁은 코크렙8호를 청산하고 수익금을 투자자들에게 배분할 계획이었지만 매각 무산으로 새로운 운용사를 선정해야 할 처지가 됐다.
계획에 차질이 생겼지만 코람코자산신탁 측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코크렙8호 관계자는 "센트럴타워 매입을 희망하는 운용사들 중 우선권을 부여한 한국토지신탁이 투자자 모집에 실패한 것 뿐"이라며 "빌딩 운영은 안정적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다른 운용사들 가운데서 진정성과 매입 계획 등을 고려해 대체 인수자를 선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크렙8호는 2006년 차입금 780억원 포함 1200억원의 투자금을 마련해 서울 종로의 G타워와 센트럴타워를 각각 600억원 가량에 매입했다. 이 가운데 G타워는 2012년 SK D&D에 750억원에 매각해 150억원의 차익을 실현했다.
하지만 G타워와 함께 매각을 추진했던 센트럴타워가 거래에 난항을 겪으면서 코람코자산신탁은 투자회사의 존립기간 만기를 연장하고 지속적으로 매각을 추진해왔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코크렙8호는 지난해 5월 만기를 1년 늘린데 이어 올해 5월에도 2017년까지 만기를 3년 더 연장했다.
센트럴타워의 이번 매각 무산은 투자자의 자금조달 실패가 직접적 원인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수익률 제고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판교 테크노밸리가 생기면서 수요 자체가 줄어 높은 수준의 공실률이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코크렙8호 측에 따르면 올해 1분기말 기준 센트럴타워의 임대율은 75.98%에 그쳤다.
어렵게 얻은 청산 기회가 무산되자 투자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날 코크렙8호 주가는 8%가 넘게 하락했다. 코람코자산신탁의 부동산투자회인 코크렙은 2014년 6월말 현재 총 25개의 투자회사가 설립됐으며 이 가운데 7개는 청산이 완료됐다.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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