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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우리나라 사람들 낙서 참 좋아하죠.
문제는 깨끗하게 보존돼 후손에 물려줘야 할 할 문화재까지 무분별한 낙서로 몸살을 앓고 있는 건데요.
적발이 돼도 가벼운 벌금에 그치기 때문에 낙서가 끊이지 않는 건데, 해외에서는 처벌 규정이 좀 더 엄격합니다.
윤길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하루 평균 1만 2천여 명의 방문객이 찾는 남한산성.
성곽을 따라 걷다 보면 성벽과 나무 기둥 곳곳에 방문객 이름부터 사랑 고백 등 다양한 낙서가 눈에 띕니다.
▶ 스탠딩 : 윤길환 / 기자
- "빼어난 경치를 구경할 수 있는 이곳 망루에도 한쪽 벽면 전체가 성한 데가 없을 정도로 낙서가 빼곡한 모습입니다."
▶ 인터뷰 : 임동혁 / 전남 광양시
- "깨끗하게 물려받은 유산을 오히려 후손에게 더럽게 보내서 부끄러운 것 같아요."
다른 지역 유적지를 둘러봐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곳곳에 경고문을 설치하고 순찰 인력을 늘렸지만, 소용이 없습니다.
▶ 인터뷰 : 문화재 관리 관계자
- "낙서 지워야죠, 거기에 다시 칠해야죠. 얼마나 경비가 많이 들겠어요. 시민의식이 절대…."
문화재 손상에 대한 처벌 법이 있지만, 파괴나 절취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낙서는 고작 벌금 10만 원 정도에 불과합니다.
실형까지 선고하는 일본이나 중국 등에 비교하면 솜방망이 수준입니다.
▶ 인터뷰 : 김준혁 / 한신대 정조교양학과 교수
- "낮은 수준의 처벌규정 때문에 거리낌 없이 낙서를 하는 거죠. 우리도 세계적인 수준으로 처벌하는…."
얼마 전 태국의 바닷속 산호에서 까지 한국인의 것으로 보이는 한글 낙서가 발견되면서 한국인의 무분별한 낙서본능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MBN뉴스 윤길환입니다.
영상취재 : 김정훈·김준모 기자
영상편집 : 박기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