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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참사 사흘이 지났지만, 희생자 신원 확인과 사고 원인 규명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멉니다.
경제부 홍지호 기자와 더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 1】사고 원인을 규명한 현장 조사도 본격화됐는데, 블랙박스에 대한 분석은 어떻게 이뤄지나요?
【 기자 】
조종사들의 교신 내용과 비행경로, 조작 내용 등이 고스란히 담긴 블랙박스는 원인 규명을 위한 핵심 장치죠.
어제 MBN이 이중 비행기록장치를 연결할 커넥터가 분실됐다고 보도해 드렸는데요.
국토부도 이 때문에 자료 추출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공식화했습니다.
▶ 인터뷰 : 주종완 /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
- "선이 분실된 상태라서 다른 방법으로 그 안에 있는 데이터를 더 추출해 볼 방법은 없는지 계속 사조위에서 기술적인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다른 커넥터를 찾거나 미국으로 보내야 하는 상황인데, 최대 6개월까지 걸릴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음성기록 장치의 경우 진흙 등 오염 물질이 묻은 상태였지만 세척 후 자료 추출에 들어갔습니다.
【 질문2 】
활주로엔 동체 착륙을 했던 당시 상황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고요?
【 기자 】
MBN 현장 취재진이 활주로를 촬영한 영상엔 긴박했던 상황이 그대로 담겼습니다.
19번 역방향인 활주로의 3분의 1지점에서부터 착륙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충돌이 있었던 활주로 끝 부분에서 약간 흔들린 듯한 흔적도 확인됐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동체 착륙 당시에는 통제력이 어느 정도 유지된 상태로 보기도 했는데요.
활주로를 지나 충돌한 콘크리트 구조물이 없었다면 동체착륙에도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란 주장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 질문3 】
지금까지 확인된 내용을 기장이 조난 신호를 보낸 후 충돌까지 4분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원인 규명에선 어떤 부분이 고려돼야 할까요?
【 기자 】
사고를 재구성해 보면요.
오전 8시 59분 기장은 '메이데이, 메이데이, 고잉어라운드'를 외쳤는데요.
관제탑에서 조류 주의 신호를 받은 지 2분 뒤입니다.
이때 한쪽 엔진에 버드스트라이크가 일어났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한쪽 엔진 이상으로, 기장은 착륙하지 않고 고어라운드, 복항을 시도합니다.
고도를 다시 높였고, 180도로 급하게 방향을 꺾었습니다.
앞서 보도했지만, 고어라운드는 충분한 고도로 올라가 크게 반원을 그리며 원래 들어오려했던 01 방향으로 착륙했어야 합니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충분한 고도로 올라가지 못했고 급하게 선회하며 역방향인 19방향으로 동체착륙 한 겁니다.
양쪽 엔진에 다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과 조종사의 판단에 따른 것일 가능성 등 여러가지 가능성이 나오고 있습니다.
복항과 충돌까지 4분의 과정을 밝히는 것이 핵심입니다.
【 질문4 】
콘크리트 둔덕 이야기도 계속 나오고 있잖아요. 이건 언제부터 설치됐던 건가요.
【 기자 】
오늘 국토부 설명을 들어보면, 2007년 무안 공항이 처음 개항했을때부터, 2m 둔덕 형태의 콘크리트 구조물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됩니다.
이후 지난해 로컬라이저 교체 사업을 진행하면서 둔덕과 안테나 기둥 사이에 30cm 두께의 콘크리트판을 넣었고 지금 현재 상태가 된 건데요.
이 콘크리트판 위에 기둥을 꽂은 건 강풍에 안테나가 흔들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앞서 리포트에서 전해 드린 대로 안테나와 철재 기둥은 부러질 수 있는 것으로 만들었졌죠.
하지만, 공항 건설 당시부터 활주로 고도 차이를 보완하기 위해 설치한 2m 콘크리트 둔덕의 위험성에 대한 지적이 없었던 것은 크게 아쉬운 대목입니다.
이 둔덕이 흙으로 덮여 있어 콘크리트라는 사실을 쉽게 알기 어려웠던 부분도 문제로 지적되는데요.
이런 부분들도 국토부의 조사와 경찰 수사를 통해서 더 명확하게 확인될 것으로 보입니다.
【 앵커 】
말씀 잘 들었습니다. 홍지호 기자였습니다.
[홍지호 기자 jihohong10@mbn.co.kr]
영상취재 : 김영호·김현석 기자
영상편집 : 김혜영
그래픽 : 이은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