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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사연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사고기에 탑승했던 최연장자는 팔순을 맞아 일가족 9명이 탔다가 변을 당했고, 현직 공무원 등 13명이 희생한 전남 화순군은 침통한 분위기입니다.
정치훈 기자가 희생자 이웃을 만나봤습니다.
【 기자 】
딸의 성화에 못 이겨 잔치 대신 첫 해외 여행에 나섰던 팔순 부부.
딸 둘과 사위, 어린 손자들까지 9명이 함께 한 여행이었습니다.
참변을 당한 집 앞에는 손녀 딸이라며 애지중지 키우던 반려견만 주인을 기다립니다.
▶ 인터뷰 : 이웃 주민
- "(6살 손자가) 마이크 잡고 춤도 추고, 크리스마스 날. 끝나지도 않았는데 (공항으로) 데리고 갔어. 내외간에 하도 (마을에) 잘하니까 노인들이 '울타리 넘어졌다'고 했어."
잘 다녀오겠다는 인사가 마지막이 됐습니다.
▶ 인터뷰 : 한부열 / 이웃 주민
- "'나 25일 6시에 출발해서 가네!' 그러더라고. '예. 잘 구경하고 오십시오' 내가 그랬어. 그 소식 듣자마자 울고불고 난리 났죠. 동네가."
▶ 스탠딩 : 정치훈 / 기자
- "전·현직 공무원과 군민 등 13명이 사고기에 탑승했던 화순군은 온 동네가 침통한 분위기입니다."
평소 쓰던 책상에는 하얀 국화와 즐기던커피가 놓였고, 갑작스런 이별을 슬퍼하는 손 편지가 붙었습니다.
▶ 인터뷰 : 동료 공무원
- "이제 (정년) 1년 남아서 즐겁게 근무하시고 퇴직하고 자유롭게 살겠다고 말씀하셨는데…."
화순에선 고등학생 두 아들과 아버지가 함께 태국 여행에 나섰다가 삼부자 모두 참변을 당한 소식이 전해지며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장흥군에서 사고 소식을 접한 이웃은 한달음에 공항까지 찾아왔습니다.
평소 살갑게 농사일까지 거들어주며 형제처럼 지냈지만 이제 볼 수 없습니다.
▶ 인터뷰 : 이웃 주민
- "(유족에게) 감히 물어볼 수가 없어요. 와서 어깨만 짚었는데도 그냥 눈물을 흘리고…."
이번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 181명 가운데 광주와 전남이 157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MBN뉴스 정치훈입니다. [pressjeong@mbn.co.kr]
영상취재 : 최양규 기자 조영민 기자
영상편집 : 오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