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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탄핵안 가결로 정국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여야 출입하는 두 기자 나와 있습니다.
【 질문1 】
먼저 국민의힘으로 가보겠습니다. 가결 이후 분위기 어떻습니까.
【 최돈희 답변1 】
복잡미묘합니다.
이미 찬성을 하든 반대를 하든 기대할 수 있는 정치적 이득은 사실상 없었습니다.
그런데 국민의힘으로선 부결인 당론도 지키지도 못했고 가결도 여론에 못 이겨 찬성한 셈이 된 겁니다.
비상계엄에 대한 부정 여론이 먼저이냐 아니면, 자당 대통령을 탄핵하는 정치적 부담이 먼저이냐 그게 고민이었을 겁니다.
이제 남은 건 8년 만에 다시 맞닥뜨리게 된 탄핵 트라우마입니다.
진짜 고민이 시작되는 지점일 겁니다.
가결 직후부터 당내 안팎에서는 그런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 질문1-1 】
이번에는 민주당으로 넘어가보겠습니다.
강 기자, 두 번째 시도 끝에 탄핵안을 통과시킨 민주당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 강영호 답변1-1 】
우원식 국회의장이 탄핵안 가결을 선포하는 순간 민주당은 차분하면서도 안도하는 분위기가 느껴졌습니다.
두 번의 탄핵안 표결 끝에 목표했던 가결에 성공하기는 했지만, 표정관리를 하는 모습이 보였는데요.
이번 탄핵 시도가 윤 대통령의 내란 책임을 묻기 위해서가 아닌, 민주당의 정권 탈환을 위한 것이었다는 시선을 피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됩니다.
실제 오늘(14일) 오전과 본회의 직전 진행된 의원총회에선 "끝까지 언행에 조심해달라"는 얘기가 나온 것으로 전해집니다.
【 질문2 】
탄핵 정국을 수습하기 위한 국민의힘 전략 뭔가요.
【 최돈희 답변2 】
사실 국민의힘은 대통령을 탄핵하기보다는 스스로 조기 퇴진을 유도해서 정치적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국정 안정을 도모하는 걸 원했을 겁니다.
야권으로 쏠린 여론을 되돌리기 위한 시간을 최대한 벌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게 하야냐, 탄핵이냐 그런 방식을 두고 당내 갈등이 이어진 거고요.
국민의힘 한 의원한테 앞으로 정국 수습 방안을 물어봤는데 대통령이 일단 국정 전면에서 물러난 만큼 본격적인 수급 국면이 시작되지 않겠냐고 말했습니다.
원론적인 입장이죠.
결국 반전의 계기를 만들기 위해 당력을 모을텐데 국정혼란 수습과 민생 안정에 방점을 찍을 가능성이 큽니다.
【 질문2-1 】
민주당은 어떻습니까?
'계엄 사태' 이후에 탄핵 공세에 집중했는데, 이제는 전략 변화가 필요하겠죠?
【 강영호 답변2-1 】
탄핵안 가결로 국정 공백이 생긴 만큼 과도한 공세는 자칫 역풍을 부를 수 있는데요.
대신 민주당은 수권정당으로서의 모습을 부각하기 위해 주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오늘 본회의 직후 의원총회에서 이재명 대표가 이건 승리가 아니다, 책임감 있게 신뢰주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당부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힙니다.
탄핵 국면 속에 내년도 예산안이 감액안으로 통과된 만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 추경 논의에 나설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헌재 심리를 최대한 빨리 끝나도록 촉구하면서 조기 대선 준비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 인터뷰 : 박찬대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이 자리를 빌려, 헌법재판소에도 당부드립니다. 탄핵 심판 절차의 신속한 진행과 함께, 오직 헌법에 따라 엄정하게 심판해 주시길 바랍니다."
【 질문3 】
그런데 국민의힘 상황 가결 직후부터 복잡한 거 같습니다.
【 최돈희 답변3 】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대통령을 배출한 당에서 대통령을 탄핵한 셈이 됐습니다.
결국 이 책임, 누구한테 있냐를 두고 책임론이 제기될 수 밖에 없는데 한 대표에게 몰릴 공산이 큽니다.
직무정지 요청이나 대국민 담화 같은 논란은 계속 있었지만 이 발언이 불을 붙였습니다.
▶ 인터뷰 : 한동훈 / 국민의힘 대표 (지난 12일)
- "탄핵으로 대통령의 직무집행을 정지시키는 것이 민주주의와 공화국을 지키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다."
탄핵 부결이 당론인 상황에서 당대표가 일방적으로 탄핵 찬성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는 겁니다.
곧바로 친윤계에선 사퇴하라는 요구가 나왔고 이날 친윤계 맏형격인 권성동 의원이 압도적으로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되면서 계파 충돌은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 질문3-1 】
한동훈 대표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 최돈희 답변3-1 】
오늘 나온 찬성표에 주목해보겠습니다.
야당이 192석 모두 찬성을 찍었다는 가정 하에 여당 찬성 12표입니다.
국민 여론에도 불구하고 탄핵 찬성 크지 않았는데요.
탄핵 찬성을 공개적으로 밝힌 한동훈 대표로선 탄핵 가결에 대한 책임론이 거세질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이 찬성표, 탄핵을 반대하는 당내 비판을 반전시키고 당심보다 민심을 우선에 둔 한 대표 입지를 다질 수 있는 발판이었는데 찬성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7표에서 5표 느는 거에 그친 겁니다.
【 질문3-2 】
그러면 한동훈 지도부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 기자 】
탄핵안 가결로 인한 정국 상황을 고려하면 당장 계파가 정면 충돌할 가능성은 적어 보입니다.
하지만 살얼음판 같은 당내 불안 상황은 이어지는 가운데 가결 직후 친한계 장동혁, 박정하 의원 사퇴를 시사하는 등 한동훈 지도부가 급격히 흔들리고 있습니다.
친윤 사퇴에 앞서 당장 친한계가 스스로 무너지는 분위기입니다.
한동훈 대표, 줄곧 물러설 마음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거취를 두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 질문3-3 】
민주당 상황은 어떻게 될까요?
이재명 대표 중심 체제가 더욱 강화될 전망이죠?
【 강영호 답변3-3 】
네, 맞습니다.
탄핵안 가결로 조기 대선 가능성이 생긴 만큼 당내 가장 유력한 대권주자인 이 대표를 중심으로 구심력은 더욱 강화될 전망인데요.
탄핵 표결이 장기화될 경우 이 대표로서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있었지만, 두 번만에 성공하면서 부담도 덜게 됐습니다.
【 질문4 】
조기 대선 가능성이 나오는데 일단 유리한 고지한 입장인 민주당 대선 전략은?
【 강영호 답변4 】
현재 이재명 대표가 가장 압도적인 지지율을 보이는 건 사실이나 사법리스크는 계속해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특히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가 나온 공직선거법 재판은 대선 전에 대법원 결심까지 나올 수 있는데요.
민주당은 최대한 시간을 끌며 적어도 최종심 만큼은 대선 전에 나오지 않게 노력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유력 대선 주자의 운명을 사법부가 결정해선 안 된다는 여론전을 펼칠 수도 있습니다.
【 질문4-1 】
국민의힘 조기 대선 전략은?
【 최돈희 답변4-1 】
국민의힘 내부 의견도 엇갈립니다.
탄핵 절차가 시작된 만큼 불확실성을 어느 정도 해소했다는 분석도 있는 반면, 기울어진 운동장을 극복할 전략이 필요하다는 절박함도 감지됩니다.
결국 이재명 사법리스크를 부각하는데 당력을 집중할 공산이 커졌습니다.
그동안 이재명 대표가 고의로 재판을 지연하고 있는 점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고요.
빨리 재판을 진행하달라고 법원에 촉구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런 국민의힘의 전략, 헌재의 탄핵심판, 법원의 이재명 대표 재판, 모두 사법부 의지에 기대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 질문5 】
대선 시계가 빨라지고 있는데 여야 잠룡들의 움직임 보겠습니다. 우선 여당 상황 어떻습니까.
【 최돈희 답변5 】
일단 한동훈 대표일텐데, 탄핵 정국을 수습할 여당 대표로 당 안팎의 공세를 해결하는 게 가장 큰 과제일 겁니다.
당내 중진, 친윤은 물론 탄핵을 반대했던 보수 지지층의 민심을 돌려야 합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 역시 여권 내 차기 주자로 거론되고 있는데요.
역시 탄핵 정국 수습을 반전시킬 만한 전략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여기에 범여권 후보로 분류되는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 해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조건만 맞는다면 대선 출마를 하겠다고 밝히면서 여권 대권 구도의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 질문5-1 】
민주당에도 이재명 대표만 있는 건 아니잖아요.
다른 대선 주자들의 오늘(14일) 행보도 눈길을 끌었죠?
【 강영호 답변5-1 】
'3김'으로 불리죠, 이재명 대표 외의 민주당의 유력 대권주자들도 오늘(14일) 앞다퉈 탄핵 집회에 참석했습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정치적 고향인 대구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는 여의도에서 목소리를 보탰는데요.
조기 대선 가능성이 점쳐지는 만큼 이들의 행보도 앞으로 더욱 활발해질 전망입니다.
【 앵커멘트 】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강영호 기자 nathaniel@mbn.co.kr ]
영상편집 : 김민지 오혜진
그래픽 : 김정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