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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최근 양육비를 안 주는 '나쁜 부모'의 신상을 공개했다가 유죄 판결을 받은 사례가 또 나왔습니다.
이런 '양육비 미투'는 양육비 선지급제를 비롯한 정부 대책에도 그칠 줄 모르는데요.
아이를 혼자 키우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은 무엇인지,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안병수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8월 양육비 미지급자의 신상을 온라인에 공개해 벌금형이 확정된 양육비 단체 대표.
벌금 내기를 거부하고 차라리 구치소에 가겠다며 삭발까지 했지만, 행여 아이가 볼까 눈물을 간신히 삼킵니다.
▶ 인터뷰 : 강민서 / 양육비해결모임 대표
- "저는 20년 동안 29번 소송해도 270만 원밖에 못 받았습니다. 아이 아빠가 감치가 네 번이나 됐어요. (삭발식) 끝에 저희 아이 생각하니까 눈물이 났습니다. 스물 여섯 살 된 아들…."
강 대표는 남부 구치소에 8일 동안 수감될 예정입니다.
사법부는 앞서 지난 1월 신상공개 사이트인 '배드파더스' 운영자에게도 공익보다 사적 제재 위험이 크다며 유죄 판결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부실한 양육비 미지급 대책에, 신상공개가 유일한 수단이라는 주장도 나옵니다.
▶ 인터뷰 : 구본창 / 전 '배드파더스' 대표
- "양육비 피해자 중에 절대 다수는 이게 사적 제재고, 사실적시 명예훼손이라 하더라도 하겠다는 거예요. 예를 들어서 '미투' 사건이나 학교폭력도 마찬가지 아닙니까."
양육비 미지급자는 운전면허 정지 등의 제재를 받지만, 이들이 밀린 돈을 모두 준 경우는 고작 4%에 그칩니다.
내년 7월부터 시행되는 양육비 선지급제 역시 매달 20만 원의 낮은 수준입니다.
솜방망이 처벌과 생색내기용 지원 대신국가가 양육비를 사실상 전담하고, 미지급자에게 강력한 형사처벌을 줘 회수하는 '대지급제'가 대안으로 거론됩니다.
▶ 인터뷰 : 이준영 / 변호사
- "지금 양육비와 관련된 제반 법률은 많은 변경에도 한부모 가정 자녀의 복리후생에 전혀 기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해외 선진국들은 이미 '대지급제'를 완벽하게 시행하고 있는 나라들이 매우 많고…."
이미 국회에서 '대지급제' 법안이 계류 중인 만큼, 정치권도 양육비 문제에 한 걸음 더 다가서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MBN뉴스 안병수입니다.
[ ahn.byungsoo@mbn.co.kr]
영상취재 : 이권열 기자 홍영민 VJ
영상편집 : 오광환
그래픽 : 김정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