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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스페인에서 홍수로 최소 217명이 목숨을 잃는 대참사가 발생했죠.
반세기 만에 벌어진 최악의 피해에 국왕 부부가 수해 현장을 직접 찾았습니다.
그런데 정부의 늑장 대응에 성난 시민들이 국왕에게 진흙을 던지고 '살인자'라고 욕설을 퍼붓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최희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살인자, 살인자"
거리로 몰려나온 시민들의 고성이 이어지고 국왕을 에워싼 경호원들은 날아오는 진흙과 돌들을 막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우산과 온몸을 동원해 막아보지만, 국왕의 얼굴과 옷은 어느새 진흙투성이로 변했습니다.
현지 시각 3일, 스페인 국왕 펠리페 6세가 홍수 피해 현장을 찾았다가 봉변을 당했습니다.
8시간 동안 1년 치 비가 쏟아지며 51년 만에 대참사가 벌어졌지만 정부의 늑장 대응에 국민의 분노가 극에 달했기 때문입니다.
"당장 도움이 필요합니다, 당장 도움이 필요합니다. 지금 당장 도움이 필요합니다."
실제로 스페인 기상청이 폭우 '적색경보'를 발령한 후 약 12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주민들에게 긴급 재난 안전문자가 발송됐습니다..
발송한 문자 내용도 "모든 종류의 이동을 피하라"는 모호한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 인터뷰 : 누리아 치스버트 / 스페인 홍수 피해 주민
- 죽은 자들은 여전히 차고에 있고, 가족들은 친척과 친구들을 찾고 있습니다."
정부는 재해 대응과 관련해 과실을 살펴보고 책임 소재를 파악하는 한편 군인과 경찰 만 명을 추가로 파견해 복구 작업에도 속도를 낼 예정입니다.
MBN뉴스 최희지입니다.
[whitepaper.choi@mbn.co.kr]
영상편집:양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