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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오는 12월부터 대형 차량뿐만 아니라 5인승 차에도 소화기를 꼭 둬야 합니다.
그런데 소화기를 쓰고 싶어도 밖으로 탈출할 수 없다면 무용지물이겠죠.
소화기와 함께 탈출용 망치도 의무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강세현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10일, 안성시의 도로를 달리던 차량이 벽과 충돌했습니다.
차는 화염에 휩싸였고, 운전자는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 스탠딩 : 강세현 / 기자
- "사고가 난 차량입니다. 천막으로 가려놓아도 메케한 연기 냄새가 나는데요. 불에 탄 차 안에서 운전자는 앞좌석이 아니라 뒷좌석에서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운전자가 사고 후 탈출을 시도하다 숨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 3년간 발생한 차량화재는 1만 1천 3백여 건, 하루에 10건가량 일어나 81명이 숨졌습니다.
소방청은 올해 12월부터 5인승 차에도 차량용 소화기를 두도록 법을 강화했고, 제조사들은 벌써 소화기를 넣어 차량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고로 문이 찌그러지거나 전원 공급이 끊겨 문을 열지 못하면 소화기는 무용지물입니다.
그래서 유리를 깨고 나올 수 있는 탈출용 망치가 꼭 필요하지만, 아직 망치가 없는 운전자가 많습니다.
▶ 인터뷰 : 운전자
- "(망치를) 넣으실 계획 없으세요?"
- "아뇨,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 인터뷰 : 운전자
- "망치는 잘 안 가지고. 모르겠어요. 요즘은 (그런 망치가) 나오는지 안 나오는지 잘 모르겠는데."
현재 16인승 이상 버스엔 비상 탈출 창문을 달고 주변에 망치를 둬야 합니다.
하지만 버스보다 피해가 많이 나는 일반 차량에 대해선 의무화가 논의되지 않고 있습니다.
소방청 관계자는 "망치는 자동차 안전용품으로 국토부에서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고, 국토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검토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 인터뷰(☎) : 김필수 /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
- "가격이 높지도 않으면서 사람의 목숨을 직접 구할 수 있는 중요한 비상 안전장치라는 측면에서 의무화를 좀 서둘러서 진행했으면…."
자동차에서도 '불 끄기보다 대피가 먼저'라는 원칙이 지켜질 수 있어야 합니다.
MBN뉴스 강세현입니다. [accent@mbn.co.kr]
영상취재 : 배병민 기자, 김태형 기자
영상편집 : 오혜진
그래픽 : 박경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