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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음주 교통사고를 내고 도주한 뺑소니범을 한 시민이 112에 신고하고 뒤쫓아가 붙잡은 일이 있었습니다.
경찰은 이 시민에게 포상금까지 줬었죠.
그런데 신고자가 운영하는 사업장을 뺑소니범이 어떻게 알았는지 찾아왔습니다.
어이없게도 경찰이 뺑소니범에게 신고자의 사업장 정보를 알려줬다네요.
강세훈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택시 앞부분이 심하게 부서졌습니다.
신호를 위반한 재규어 차량에 들이받힌 건데 택시 운전기사와 승객 1명이 다쳤습니다.
재규어 차량 운전자는 술에 취한 상태였고, 사고 직후 차를 버리고 도주했습니다.
▶ 스탠딩 : 강세훈 / 기자
- "재규어 차량 운전자는 사고 현장에서 1.5km가량 떨어진 골목길에서 검거됐는데요. 운전자를 붙잡은 건 당시 현장을 목격한 시민이었습니다."
▶ 인터뷰 : 뺑소니범 신고 시민
- "가해자가 귀중품이랑 챙겨서 도주하는 걸 제가 봐서 바로 경찰에 연락하고 (쫓아)가서 경찰이랑 같이 (붙잡았죠.)"
그런데 한 달 뒤 신고자가 운영하는 사업장을 뺑소니범이 찾아온 황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다행히 불미스러운 일은 없었지만, 신고자는 불안감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뺑소니범 신고자 아내
- "남편이 자리를 비운 사이에 (뺑소니범이) 들어왔는데 만약에 다른 마음을 먹고 왔다면 저는 좀 생각하기도 싫은 상황이…."
경찰이 신고자의 정보를 뺑소니범에게 알려준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 인터뷰 : 신고자 정보 누설 경찰관
- "(뺑소니범에게) 증거를 제시하면서 ○○이야기를 하는 순간 제가 아차 싶더라고요. 내가 이 말을 하면 안 되는데…."
신고자 보호는커녕 뺑소니범 걱정을 먼저 하는 듯한 발언까지 나옵니다.
▶ 인터뷰 : 신고자 정보 누설 경찰관
- "이분(뺑소니범)은 불 보듯 뻔해요. 집행유예 확률이 높고요. 크게 이분이 징역 살고 이 정도는 아닐 거예요."
불안감에 이사까지 고민 중인 신고자는 경찰에게 받은 포상금도 돌려주겠다고 했습니다.
▶ 인터뷰 : 뺑소니범 신고 시민
- "다음에는 좀 (신고할지) 생각을 해볼 것 같아요. 이런 (뺑소니 목격) 상황이 오면…."
MBN뉴스 강세훈입니다.
영상취재 : 조계홍·박인학 기자
영상편집 : 김미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