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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어제) 전해 드린 대로 내수 부진이 깊은 것은 그만큼 사람들의 씀씀이 여력이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물가가 오르고 가계 빚이 늘어 소비할 여윳돈이 없고, 주식 시장마저 침체하면서 재산을 증식할 수단도 사라지고 있습니다.
'긴급진단, 경기 빨간불 들어왔나' 오늘은 길기범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2030과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홍대입구입니다.
한때 임대료가 치솟던 인기 상권이지만, 지금은 문을 닫은 매장부터, 임대를 내놓은 점포가 곳곳에 눈에 띕니다.
상인들은 외국인 관광객 발길이 끊겼던 코로나 팬데믹때보다 더 힘들다고 입을 모읍니다.
사람들이 지갑을 열지 않는다는 겁니다.
▶ 인터뷰 : 김보영 / 자영업자
- "코로나 때는 그냥 다 안 되고 사람이 없으니까…. 지금은 사람도 있고 뭐 그런데 장사가 안되니까. 그냥 구경만 하고 또 계속 생각만 하시고 가시는 거예요."
소비 수준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는 지난 2022년 2분기부터 9분기 연속 하락했고, 가계 여윳돈을 의미하는 가계 순자금 유용규모도 분기마다 뚝뚝 떨어지고 있습니다.
가계 빚은 14조 6천억 원까지 늘었고, 157만 명이 대출 원금과 이자를 갚는데 번 돈을 고스란히 쓰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자영업자
- "저도 매장 2개 운영하다 하나는 문을 닫았어요. 대출도 끝까지 차 있고 계속 하루하루 버티는 게 일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상태…."
▶ 인터뷰 : 김두형 / 직장인 (20대)
- "일단은 물가가 너무 많이 오르다 보니까 제가 벌어들이는 거는 똑같은데…. 옷 같은 경우는 당근마켓이나 중고 거래를 많이 하고…."
돈을 불리기도 쉽지 않습니다.
집값이 천정부지라 부동산 투자는 꿈도 꾸기 어렵고, 코스피가 2,600 밑으로 주저앉은 주식시장은 외면받고 있습니다.
한때 10만 원을 간다던 삼성전자 주가마저 6만 원대로 내려앉아 투자금을 물린 개미들은 그야말로 울상입니다.
▶ 인터뷰 : 최 모 씨 / 직장인 (30대)
- "(삼성전자) 이제 한 마이너스 12% 정도 되는 것 같은데…. 코스피를 4년 동안 투자를 해오면서 한 번도 지금 그 박스권에 갇혀서 나오는 것을 본 적이 없어요."
한국은행이 이번 주 금리를 내려 돈을 풀더라도, 깊어지는 소비침체와 내수부진의 골을 메울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시각마저 나옵니다.
MBN 뉴스 길기범입니다. [road@mbn.co.kr]
영상취재 : 김 원 기자·홍영민 VJ
영상편집 : 오광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