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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테러범이 조종실에 침입해 여객기를 납치할 수 있어 비행 중에 승객은 들어갈 수 없죠.
그런데 지난 3월 인천으로 향하던 국적기에서 객실사무장의 가족이 조종실에 들어가 내부를 구경했던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관리 부실로 해당 항공사는 과태료를 물었는데, 정작 기장과 사무장은 처벌할 조항이 없다네요.
김경기 기자입니다.
【 기자 】
1971년 대한항공 F27기 납북 미수 사건을 바탕으로 제작된 올해 개봉 영화입니다.
사제폭탄으로 조종실 문을 폭파한 테러범이 기장에게 북으로 기수를 돌리라고 위협합니다.
- "지금부터 이 비행기 이북 간다!"
23년 전미국 9·11 사건 때도 조종석이 장악당하며 자폭 테러로 이어졌고, 이후 일반인 출입은 엄격히 통제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3월 진에어 객실 사무장의 가족이 운항 중인 비행기 조종실에 들어가 내부를 구경했던 사실이 뒤늦게 전해졌습니다.
유치원생 딸과 남편을 데려온 사무장이 인터폰을 통해 기장에게 연락하자, 기장이 잠금장치를 풀고 이들을 들어오게 한 겁니다.
사무장의 가족들은 조종실 내부를 3~5분 정도 둘러본 뒤 나갔습니다.
항공 당국은 익명의 제보를 토대로 조사에 들어갔고, 진에어에 과태료 5백만 원과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기장과 사무장은 처벌 조항이 없어 회사 자체 징계로 끝났습니다.
서울지방항공청은 국토교통부에 관련 벌칙의 신설을 요구했습니다.
▶ 인터뷰(☎) : 김연명 / 한서대 항공산업공학과 교수
- "2001년도에 9·11 테러 사건이 나고 나서 굉장히 (항공보안이) 강화됐어요. 만약 사전에 허가권자에게 허가를 받았으면 가능하겠지만…."
기장과 사무장은 조사에서 가족이 출입 불가라는 사실은 알았지만, 딸이 어려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답했습니다.
MBN뉴스 김경기입니다. [ goldgame@mbn.co.kr ]
영상편집 : 유수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