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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여야와 정부는 협의체 구성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의료계의 반응은 미온적입니다.
사회정책부 강세현 기자와 함께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1 】
강 기자, 의료계에선 협의체에 참여하겠다는 말이 없는데, 왜 그런가요?
【 기자 】
네, 의료계의 입장은 한결같습니다.
의사협회와 의대 교수 단체를 포함한 의료계는 의대 증원을 백지화해야 한다고 꾸준히 주장하고 있는데요.
그러니까 당장 내년 증원도 없던 일로 해야 다음 논의가 가능하다는 겁니다.
임현택 의협 회장은 SNS에 "2025년 의대 정원 재논의가 불가한 이유와 근거는 무엇이냐"고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 질문2 】
그런데 의협이 내년뿐만 아니라 2026년도 증원을 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유가 무엇인가요?
【 기자 】
네, 지금까지 의료계는 일단 "내년 증원을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더해 오늘(8일) 의사협회 관계자는 "2026년도 증원하지 않아야 협의체에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는데요.
그러니까 앞으로 2년간 증원을 하지 않는 걸 조건으로 내세운 겁니다.
이 관계자는 올해 수업을 듣지 않은 의대생과 증원된 신입생을 교육할 준비가 안 돼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2026년까지도 준비를 마치기 어렵기 때문에 일단 증원을 취소하고 2027년 정원부터 논의해야 한다는 겁니다.
또 여야정이 단일안을 내놓아야 협의체 참여에 대한 입장이 나올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최안나 / 대한의사협회 대변인
- "의료를 정상화할 여야정의 합리적인 단일안이 먼저 나와야 되고. 그래서 일단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복귀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시고…."
의료계가 당장 협의체에 참여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입니다.
【 질문3 】
그런데 당장 내일부터가 수시 원서 접수가 시작됩니다. 증원 유예 결정에 변수가 될까요?
【 기자 】
네, 내일부터 금요일까지 각 대학이 수시 원서를 접수 받습니다.
학생들은 원서를 쓸 때 경쟁률의 중요한 변수인 입학 정원을 참고하죠.
그런데 원서를 쓴 다음에 정원이 달라지면 입시에 큰 혼란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가령 가천대 의예과에서 수시로 뽑는 수는 26명에서 94명으로 4배 가까이 늘어나는데요.
학생이 증원된 수를 보고 원서를 넣었는데, 갑자기 증원이 취소되면 혼란은 물론 법적인 문제까지 거론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일단 접수가 시작되면 내년 증원 유예는 쉽지 않을 것이란 목소리가 나오는 겁니다.
【 질문4 】
여러 난관을 뚫고 의료계와 협의체를 꾸린다고 해도, 전공의와 의대생이 참여할지는 미지수 아닙니까?
【 기자 】
네, 협의체를 두고 여러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전공의와 의대생은 특별한 반응이 없습니다.
지난 6월, 의료계가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를 만들었을 때도 이들은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이 위원회는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활동을 멈췄는데요.
이번에도 전공의와 의대생이 참여할지는 불확실합니다.
다만, 오늘 열린 학술대회에서 한 전공의는 "의사가 불통이라는 인식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불참에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는데요.
의료 정상화를 위해선 전공의와 의대생이 협의체에 참여하는 게 중요한 만큼, 이들을 테이블에 앉힐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 강세현 기자 / accent@mbn.co.kr ]
영상편집 : 이재형
그래픽 : 임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