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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우리 군의 해외·대북 첩보를 담당하는 곳은 국군정보사령부입니다.
그만큼 기밀 사항도 많이 취급하는 부대겠죠?
그런데, 수뇌부가 서로 고소전을 벌이면서 밖으로 나와서는 안되는 기밀이 줄줄히 외부로 새고 있다고 합니다.
군 장성들이 난장판 싸움을 벌이고 있는 기가 차는 모습, 김세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 5월 국군정보사령부에서 대북 인적 정보를 총괄하는 A 준장은 사령부 영외 오피스텔을 민간 단체에게 사용하게 한 사실을 사령관인 B 소장에게 보고했습니다.
사령관은 자신의 승인 없이 민간 단체가 사무실을 사용하게 한 것은 A 준장의 직권남용과 배임에 해당한다며 지원 중단을 지시했습니다.
지난 6월 A 준장이 재차 보고하는 자리에서 사달이 났습니다.
A 준장은 "보고 도중 사령관이 자신 쪽으로 결재판을 던졌다"며 폭행 등의 혐의로 국방부 조사본부에 B 소장을 고소한 겁니다.
이에 맞서 B소장은 상관 모욕으로 A준장을 국방부 조사본부에 수사의뢰했습니다.
상명하복이 엄격한 군대에서 부대 최고 지휘관인 사령관까지 엮여 장성들끼리 폭행과 폭언, 모욕을 주고받으며 맞고소전으로 비화한 겁니다.
더 큰 문제는 A 준장이 낸 고소장에 군사 기밀 정보가 포함돼 있다는 점입니다.
고소장에는 "해당 민간 단체가 '광개토 사업'의 핵심적 역할을 담당해야 했다"는 등 대북 공작으로 추정되는 공식 사업 암호명이나 경과가 담겨있는 걸로 전해집니다.
▶ 인터뷰(☎) : 윤상현 / 국민의힘 의원
- "기본적으로 대북 정보 수집 관리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거예요. 진짜 문제는 내부자에 의한 위협 관리 시스템이 전혀 작동이 안 됐다는 거…."
한편, 국군방첩사령부는 기밀 유출 의혹을 받아 구속된 정보사 소속 군무원에 대해서는 간첩죄 혐의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만약 간첩죄가 적용된다면 북한과의 연계가 포착됐다는 의미로 해석돼 큰 파장이 예상됩니다.
MBN뉴스 김세희입니다. [saay@mbn.co.kr]
영상편집 : 박찬규
그 래 픽 : 김지향 최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