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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인용 보도시 MBN 유튜브 '지하세계-형오살롱'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MBN에 있습니다.
진행: 김형오 MBN 앵커
출연: 박채서 전 대한민국 공작원 (일명 ‘흑금성’)
[전문]
○ 앵커> 지금 북한쪽에 우리 블랙요원 리스트가 넘어갔고 그러면은 우리의 대북 첩보 활동은 ‘휴민트’라고 하는 사람을 통해서 하는 거는 거의 지금 붕괴가 됐다고 봐야 되는 건가요.
● 박채서> 그건 너무 과한 예상이고요. 그거는 정보사에서 하는 그 공작 장교들, 해외 장교들이나 군무원들 정도 넘어간 것이고. 그 당시, 지금도 그렇겠지만 중국 특히, 중국이나 북한당국들 거의 미리 파악을 하고 있었어요. 다 알려졌고, 다만 국정원에서 하는 공작라인들은 워낙 비밀리에 하고 이렇기 때문에 많이 보안됐고 하지, 간단한 얘기 아니겠습니까? 국정원은 신분을 완전히 세탁한단 말이에요. 특히, 중국 쪽이나 간첩 이런 데에 하더라도. 근데 정보사는 법적으로 신분세탁이 안 돼요.
○ 앵커> 군인 신분이 드러나는 군요?
● 박채서> 그 당시만 해도 안 해주더라고요. 그 쪽에서 그거를. 예를 들어, 소령 홍길동이라 하면 소령 홍길동 나가는 거에요. 그러면 그, 중국에 공안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공안 경찰인데 가면 3일 만에 이 사람 신분을 파악한다. 아니겠습니까? 어쩌다 신분이 파악이 안 됐어요? 이 사람이 카드를 쓴단 말이에요? 이 사람이 카드 신청할 때 뭘로 하겠습니까? 9급 공무원 육군 소령 누구로 해야 될 거 아니겠어요? 그럼 이쪽 그 애들 저쪽으로 무슨 소리하냐. 중국에서 이 사람, 공무원이고 현역 장교다. 다 안다는 거에요. 그래서. 신분 어떻게 안 돼요. 저는 그런 예를 많이 봤고 겪어서, 그거를 국정원 통해서 정보사에서 경고를 했죠, 빨리 보안 조치 하라고 했는데도 안 하더라고요. 안 해가지고 그게 외부에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엄청나게 많은 사건이 터졌어요. 계속 똑같은 데에서 계속 터지더라고요. 납치당하고 거기서 체포당하고 보석 당하고. 내가 2010년도에 6월 1일부로 국내 들어왔다가 긴급 체포당했는데 그 전에 벌써 상해에서도 육군 대령이 체포 당해가지고 사건이 크게 벌어지고 한두 가지가 아니에요. 제가 이런 공개적으로 얘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에요.
○ 앵커> 그게 이번에 국군 정보사의 블랙요원 리스트가 유출됐다는 거는 우리 선생님 입장에서 보면 큰 사건은 아니네요? 자주 있는 일이군요?
● 박채서> 예견된 거에요. 이런 거 아니겠습니까? 저는 이제 그 쪽하고 거의 대선공작을 같이, 회의에 참석할 정도로 신뢰를 받는다고, 또 김정일 위원장을 만난 다음부터 본격적으로 제가 투입됐어요. 그때는 수뇌부 회의까지 내가 들어가서 대남 공작을 어떻게 해가지고 대선 공작에서 자기들이 원하는 후보를 하려고 하는 구나. 이런 거 다 알고 그걸 다 보고 했단 말이에요? 여야를 막론하고 거기 나온 얘기를 다 보고 했어요. 그 당시 권영해 안기부장이 공개적으로 여야를 막론하고 다 조사해라. 북에 불법접촉한 사람들 다 조사해라할 정도로. 그러니까, 그 당시 한나라당 관계자도 불러 다 조사를 하고 무슨 의원부터 다 조사했잖아요. 그리고 이제 이쪽에 불법으로 들어가서 했던 모 기업 회장도 조사하고 다 했어요. 야당 민주당 쪽에 사람들도 조사 다 했단 말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보면은, 안기부는 별로 얘기가 없는데 정보사는 애들이 다 노출되서 다 알고 있더란 말이에요. 왜냐하면, 보안이 안 되는 거에요. 공작은 아무리 중요하고 아무리 속여놔도 보안 노출되면 그 순간 딱 스톱이에요. 아무리 성과가 있고 중요한 사업이다 그래도 보안이 노출되는 그 순간, 딱 스톱됩니다. 그런데 여기는 구조적으로 보안이 노출될 수, 신분 노출될 수밖에 없어요. 예를 들어 모 장교가, 이 사람이 대만에서 공작하고 왔어요. 대만 첩보부 애들이 북한 초청을 받아서 북한을 방문한 거에요. 북한 여행을 한 거예요. 15일 간 여행을 하는데 묘향산도 구경하고 평양도 구경하고. 이 사람이 중국어를 배웠으니까 거기에 합류해가지고 대만 첩보부 애들과 같이 들어간 거에요. 그게 얼마나 어리석은 행동이냐고요. 그러면 그 대만 첩보부 애들을 상대하는 북한의 애들은 누구겠습니까? 어려서부터 북경이나 중국에나 와서 공부하고 들어간 애들이에요. 원어민 수준의 언어를 애들이고 이 사람은 장교로서 위탁 받아가지고 대만에서 몇 년 공부했다 그래서 우리가 볼 때 솰라솰라 중국말 같지만, 중국 사람이 들으면 금방 무슨 얘기인지 안단 말이에요. 더군다나, 밥을요. 전 세계에서 밥을 숟가락으로 먹는 나라는 우리나라 밖에 없어요. 그렇죠? 중국 애들이 숟가락으로 밥을 먹겠습니까? 그런 거까지 다 본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이건 북한 애들한테 들은 얘기에요. 들어왔는데 이게 말소리도 어눌하고 이상해. 금방 안 거에요. 근데 대만 애들은 다 젓가락으로 먹는데 한 사람만 숟가락으로 밥을 먹는단 말이에요? 그 다음부터 북한 요원 두 명이 그 장교만 이렇게 쳐다보는 거에요. 일부러. 얘만 쳐다보는 거야. 둘이 웃으면서 눈도 안 떼고.
○ 앵커> 누군지 안다? 근데 우리도 마찬가지일 거 아니에요? 우리도 북한에 블랙요원들이 남한에서 활동하는 블랙요원들이 뭐 다는 아니겠지만 웬만한 사람들은 다 우리 정보당국도 파악하고 있을 거 아니에요?
● 박채서> 그랬다면 하겠죠. 근데 가끔 가다가 들통 나는 경우 있죠? 그러면 그걸 잡거나 발표하는 게 아니고, 역으로 이제 활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게 이제 옛날 전두환 대통령이 했던 '다대포 사건' 같은 게 좋은 예거든요? 연락요원을 잡아서 표시 안 내고 그대로 끌여 들여가지고 들어오는 무전기를 잡는…
○ 앵커> 그니까요. 서로가 이제 남과 북 또는 각국이 서로 적국의 블랙요원들이 국내에서 활동하는 있는 것은 어느 정도는 묵인하고 감시하고 잡지를 않는 거죠. 체포하지는 않고 그냥 서로 이용하는 거군요.
● 박채서> 그런데 이제 여건이 제일 다른 게 뭐냐면 아까 이게 탈북자들이 여기 들어와서 생활 속에 묻혀 살아도 우리는 어떻게 할 수가 없어요. 그렇잖아요. 표시 안 내면. 근데 우리는 북한에 들어갈 수가 없다는 거야. 들어갈 수도 없고 들어가서 정착할 수 없단 말이에요.
○ 앵커> 소위 말하는 '정부의 비대칭성'이 발생하는군요? 우리는 우리 정보가 저쪽으로 북한으로 확 다 넘어가는데 블랙요원들에 의해서 우리는 이제 못 가져오니까. 이게 그 남한에서 활동하고 있는 북한의 블랙요원들이 좀 우리 안보에 아주 치명적인 위협을 준다고 봐요?
● 박채서> 한 가지 예를 들면, 신상옥 영화감독하고 최은희 배우 얘기를 좀 해보면, 북한에서 들은 얘기에요. 최은희 씨를 왜 북한 애들은 납북해갔는지, 저는 그 이유를 얘기하면 개인 프라이버시 때문에 얘기안 할 거에요. 다만, 김정일 위원장이 4살 때 어머니를 잃잖아요? 그리고 거의 혼자 살다시피 외롭게 자랐어요. 정에 상당히 굶주린 사람이었어요. 하여튼, 그래가지고 최은희 씨를 납북했어요. 그래서 최은희 씨가 맨날 울고불고 하니까 남편은 또 갖다가 붙여준 거야. 신상옥 감독을. 근데 이제 이 사람들이 그 북한에서 할 게 없잖아요? 다행히 이제 김정일 위원장이 영화 예술에 어떤 친교가 있으니까 '니들 그럼 마음대로 영화 만들으라'고 영화 만들고 하는데 엄청난 지원을 해준 거에요. 그런데 나중에 이 사람들이 다시 탈북을 했잖아요? 심문을 하는 과정에서 의문을 제기한 거에요. 니네 위장탈북 아니야? 그 근거가 니들 마음대로 해외를 들락거리고 나왔다. 특히, 베를린 영화제는 자유롭게 나와서 그 당시 나와서 우리나라 사람들 상대하고 활동했는데 왜 그때 그러면 탈북했다는 얘기를 안 했냐. 거기에도 우리 요원들이 많이 있었고 했는데 그럼 바로 얘기를 했을 건데, 왜 안 했냐. 이상하지 않냐. 그랬더니, 그때 신상옥 감독, 최은희 배우가 한 얘기가 '겁나서 못 했다'고 했어요. 겁나서.
뭐가 겁나냐? 김정일이 불러다가 협박을 하더래요. 딴 마음 먹지 마라. 우리는 마음만 먹으면 당신들 언제든지 지구 끝까지 쫓아가서 해하겠다. 우리가 어느 정도 갖고 있느냐. 그러면서 서류를 한번 보여주더래요. 우리는 그때 전두환 대통령 때거든요? 전두환 대통령이 청와대에 결재한 게 하루 만에 그 내용이 나한테 올라와. 그러면서 그 하나를 딱 보여주더라는 거에요. 이게 어제 전두환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결재한 내용이야. 그러더라는 거에요. 그러니까, 이 사람들이 잘못 탈북 얘기를 했다가는 잘못하면 오히려 죽는구나. 그래서 겁이 나서 말을 못 했다는 거에요. 그러니까 이제 우리 심문관들이 물은 거예요. 그러면 그때 당신들이 김정일 위원장 면담하는 날이 언제냐? 그때 봤던 제목 있을 거 아니냐? 제목을 대라. 하니까 제목을 댄 거예요. 진짜 하루 전에 결재한 대통령 결재 사항이에요. 그게 24시간 안에 김정일 책상 위에 올라가있다. 라는 거 아니에요. 그 사본이. 그래가지고 자기가 겁나서 베를린 영화제에서 우리나라 사람 만났는데도 누구를 믿을 수가 없어서 얘기를 못 했다. 이거야. 말하면 잘못하면 이게 고첩(고정간첩)반에 들어가가지고 반대로 자기들이. 그게 아주 좋은 예죠.
○ 앵커> 블랙요원으로 살아오신 삶에 대해서 들었는데 다시 태어나도 블랙요원을 하시겠습니까? 아니면 이제는 난 죽어도 그런 일 다시 태어나면 안 한다?
● 박채서> 죽어도 만약에 상황이 돼서 내가 해야 된다면 하죠. 근데 우리나라는 한번 이렇게 버려지면 다시 재사용은 안 하는 것 같아요. 미 CIA 같은 경우에는 상당히 개방적이잖아요. 그 안에 있는 조직원들이 다 알 수 없지 않습니까? 세계 어떤 기술은 발전하고 다양화되고 전문화되는데 그 사람들이 계속 쫓아갈 수 없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서는 언제든지 외부사람 데려다가 쓰고 전문요원으로 쓰고요. 그리고 어떤 문제에 따라 꼭 이 일을 하는데 국가적으로 필요 하면은 써요. 우리는 한번 폐기되면 안 됩니다. 절대 안 합니다.
○ 앵커> 아깝네요. 그런 노하우라던지 경험들 이런 것들이 후배들에게 전수될 수 있는 그런 통로가 있으면 좋을텐데.
● 박채서> 제가 뭐 간첩이니까 간첩한테 그런 임무를 주겠습니까? 안 하죠. 이제 그렇지 않더라도, 제가 조사하는 과정에서 모욕적인 얘기를 많이 하더라고요. 조직을 위해서 당신 때문에 국정원 1, 2, 3 차장이 날아가는데 우리가 가만히 있을 거 같으냐. 그런 얘기도 하고,
○ 앵커> 협박 같은 얘기도 하고?
● 박채서> 적인데, 적으로 간주하는데 하겠습니까? 그런 걸 떠나서 저는 지금도 그런 생각을 해요. 내가 만약에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하지만, 있을 수 없고 마음만 그렇다는 얘기죠. 근데 후회는 하지 않습니다. 아까 얘기한 대로 내가 선택한 일이고 내가 했던 일이기 때문에 후회는 하지 않아요.
○ 앵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블랙요원으로 ‘흑금성’이라는 코드명으로 활동했던 박채서 선생님과 얘기를 좀 나눠봤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채서> 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