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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다른 나라의 외교 장관이 인사를 하는데 대사가 무시한다?
분명 대단한 외교적 결례인데, 이런 일이 벌어졌습니다. 각국 외교 수장들이 모인 아세안 주최 저녁 만찬 자리에서였습니다.
당사자는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북한의 리영철 주라오스 대사였습니다.
김세희 기자가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보도합니다.
【 기자 】
옷에 김일성·김정일 초상휘장을 단 리영철 주라오스 북한 대사가 만찬장에 들어갑니다.
친북 성향인 라오스와 수교 50주년인데다 깊어진 러북 밀착으로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올 거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리 대사가 대신 참석한 겁니다.
만찬장 안에서 조태열 외교부 장관 뒤를 지나가자 조 장관이 리 대사를 불렀지만 일부러 눈도 마주치지 않고 지나갑니다.
조 장관이 직접 리 대사에게 찾아가 팔을 만지며 말을 걸었지만 뒷짐만 진 채 앞만 봤습니다.
▶ 스탠딩 : 김세희 / 기자 (라오스 비엔티안)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우리나라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한 뒤 북한이 처음으로 참석한 다자국제회의에서 강경한 모습을 보인 겁니다."
오늘(27일) ARF 회의에 참석한 리 대사는 취재진의 질문을 받았지만 역시 침묵으로 응대했습니다.
▶ 인터뷰 : 리영철 / 주라오스 북한 대사
- "(대사님, 왜 어제 한국 장관, 외교장관 악수 거부하셨습니까?) …"
▶ 인터뷰 : 리영철 / 주라오스 북한 대사
- "(대사님 북·러 협력 관련해서 한 말씀 해주세요.) …"
인사조차 나누지 않는 경색된 남북 관계 속에, 우리나라는 이번 회의에서 러북 밀착에 맞서는 '안보 외교전'을 벌일 방침입니다.
라오스에서 MBN뉴스 김세희입니다. [saay@mbn.co.kr]
영상취재: 강두민 기자
영상편집: 박찬규
그 래 픽: 고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