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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한국농어촌공사가 기준에도 없는 '물 갑질'을 하고 있습니다.
주민 민원을 핑계로 인근 골판지 공장에는 희망 수량의 절반만 공급하고, 낭비 지적을 받은 바 있는 골프장에는 물을 달라는 대로 다 주고 있습니다.
정치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한국농어촌공사가 운영하는 담양댐입니다.
지난 겨울비가 자주 내리면서 현재 80%대 저수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름은 농어촌공사지만 물에 여유가 있을 땐 농업용수뿐만 아니라 다른 용도에도 규정에 따라 물을 공급합니다.
한 골판지 재생 공장은 그동안 절차에 따라 8천 톤 물을 써 왔지만, 올해부터는 절반밖에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공장과 갈등 중인 주민단체가 물을 주지 말라며 민원을 넣었기 때문입니다.
▶ 스탠딩 : 정치훈 / 기자
- "당장 공장 가동에 필요한 물의 절반만 받다 보니 생산에도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공사는 회의 끝에 물 공급부터 줄였다지만, 공사 내부에서마저도 민원과 물 공급은 규정상 별개라는 부분을 시인했습니다.
▶ 인터뷰 : 한국농어촌공사 관계자
- "내부 규정은 없고요. 그래서 이런 부분(민원)에 대해 주도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거예요. 그래서 판단의 기간을 유예한 거예요."
시끄러운 민원이 걸린 곳에는 원칙 없이 절반으로 줄이는 사이, 국회에서 농업용수 낭비 지적을 받은 골프장에는 올해도 100% 물을 공급합니다.
물관리를 총괄하는 영산강홍수통제소도 이해할 수 없는 월권이라는 입장입니다.
통제소는 해당 공장에 지난해와 같은 8천 톤을 올해도 허가했습니다.
▶ 인터뷰 : 박돈희 / 전남대 명예교수
- "(홍수)통제소에서 충분한 양을 공급하도록 허가한 것을 가지고 그것을 반으로 줄였다는 것은, 무엇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지 (의심됩니다.)"
한국농어촌공사는 국민권익위원회로 판단을 넘긴 상태며 결과가 나올 때까지 한시적으로 물을 줄였을 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MBN뉴스 정치훈입니다. [pressjeong@mbn.co.kr]
영상취재 : 최양규 기자
영상편집 : 김혜영
※ 영산강홍수통제소에서 본 기사와 관련해 알려왔습니다.
영산강홍수통제소는 기사 내용 가운데 '물 관리를 총괄하는 영산강홍수통제소도 이해할 수 없는 월권'이라는 표현은 영산강홍수통제소의 공식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