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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험준한 산악지형이 대부분인 우리나라의 경우 대형 산불이 나면 절대적인 위력을 발휘하는 것이 진화 헬리콥터입니다.
강원도는 더더욱 그럴 수밖에 없는데요.
내년 봄에는 날지 못하는 진화 헬기가 15대가 넘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장진철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산과 건물에서 불길이 치솟고 강풍을 만난 화마는 빠르게 번져 나갑니다.
지난 4월 강릉 경포에서 발생한 산불로 축구장 169배에 달하는 산림이 잿더미가 됐고, 270억 원이 넘는 재산 피해가 났습니다.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건 강풍으로 산불 초기에 진화헬기를 투입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내년에는 상황이 더 심각해질 수 있습니다.
산림청 주력 헬리콥터 러시아산 KA-32, 일명 카모프 헬기의 절반인 15대가 발이 묶이게 생겼습니다.
▶ 스탠딩 : 장진철 / 기자
- "카모프 헬기는 담수량이 많고 체공시간도 길어 산불 진화에 빠질 수 없는 기종입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탓에 정기검사를 담당할 러시아 기술자 입국이 불가능한데다, 러시아산 부품 수입마저 금지됐습니다.
▶ 인터뷰(☎) : 김민주 / 산림청 산불방지과장
- "(카모프 헬기 부품이) 러시아 군수공장에서 제작되기 때문에 부품 공급이 최근 거의 1년 이상 전혀 들어오지 않고 있고 앞으로도 언제 들어올지 모르는…. "
산림청은 대안으로 미국과 오스트리아에서 대형헬기 7대를 빌려오는 방안을 추진 중입니다.
설상가상으로 초기 진화에 투입하는 지방자치단체 소속의 임차 헬리콥터 상황도 위태롭습니다.
강원도의 경우 내년도 임차 헬기 8대 가운데 6대가 30년 이상 된 낡은 기종이고 2대는 40년도 넘었습니다.
문제는 돈입니다.
▶ 인터뷰(☎) : 강원도 관계자
- "만약에 새것을 도입하자고 하면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1대당) 15억 원이 아닌 40억 원 이상을 지출해야 합니다."
정부에 30억 원을 지원 요청을 했지만 기획재정부는 전액 삭감했습니다.
지난해 강원도 양양에서 추락한 진화 헬기는 47년 된 기종입니다.
MBN뉴스 장진철입니다. [mbnstar@mbn.co.kr]
영상취재 : 정의정 기자
영상편집 : 박찬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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