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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찬규 “낭만 있고 추억 있는 뜨거운 투수로 남고 싶어”
“6살 때 처음 본 야구 경기가 LG vs 두산 경기, 그때부터 팬”
“감독님, 실패를 절대 두려워하지 말라고 격려...큰 힘”
“모두가 우승이라는 한 단어로 끝까지 와”
“가장 어렵고 긴장했던 순간...3차전”
“롤렉스 시계, 구 회장님과 함께 보낸 시간... 큰 의미”
“LG 트윈스 잔류 생각... 아직 좀 많이 부족”
■ 프로그램: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 (시사스페셜)
■ 방송일 : 2023년 11월 19일 (일요일) 오후 3시 30분
■ 진 행 : 정운갑 앵커 (논설실장)
■ 출연자 : LG트윈스 임찬규 선수
**기사 인용 시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시사스페셜)’ 출처를 반드시 밝혀주시길 바랍니다.
정운갑 > LG트윈스의 역사는 1990년 고 구본모 회장이 MBC 청룡을 인수하면서부터인데요. 인수한 그해 처음 한국시리즈 우승을 했고 1994년에 두 번째 종합 우승 그리고 올해 29년 만에 왕좌에 올랐습니다. 한 세대를 기다린 승리여서 그런지 선수와 팬들의 감격이 대단한데요. LG트윈스 통합 우승을 이끈 주역 중 한 분이죠, 임찬규 선수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임찬규 > 네, 안녕하십니까.
정운갑 > 임 선수가 들어오니까 스튜디오가 아주 환해졌습니다. (승리 응원가) 이 노래 들으면 가슴이 뭉클해지겠어요.
임찬규 > 네, 뭉클하고 집에서도 가끔 듣고요, 열기를, 보면서 느끼고 있습니다.
정운갑 > 지금 임찬규 선수 표정 보니까 감격의 여운이 아직도 남아 있네요. 2년도 아니고 9년도 아니고 29년 만에 통합 우승이잖아요. 임찬규 선수는 LG트윈스의 어린이 팬이었다고 하니까 정말 오래 기다렸는데요. 29년 만에 우승, 2023년 가을의 전설이 된 기분이 어떠세요?
임찬규 > 저 개인적인 전설이라는 느낌보다는 저희 팀원들이 모두가 하나가 됐고, 스프링캠프부터 시범경기 정규 시즌을 치르면서도 정말 여러 가지 우여곡절들이 있었는데, 모두가 우승이라는 그 한 단어로 정말 의심치 않고 끝까지 왔던 게 우리 LG트윈스가 올해의 전설이 되지 않았나 라는 생각을 합니다.
정운갑 > 초등학생 때부터 LG트윈스 팬이었고 그때부터 야구 선수가 돼서 LG트윈스에 입단하겠다는 꿈, 아주 오래 전부터 쭉 키우신 거네요?
임찬규 > 네, 제가 6살에 처음 이제 아버지랑 야구장을 갔었는데요. 그때부터 LG트윈스의 팬이 됐고 제가 2002년 한국시리즈를 또 보면서 많은 눈물을 흘렸었는데 정말 그때 이제 야구를 시작하면서 LG트윈스를 가고 싶다는 생각밖에 없었어요. 그런데 이게 공교롭게 8개 구단이었어요. 그때 이게 정말 순차적인 지명을 하는데 또 두 번째로 LG트윈스로 지명이 되면서 또 정말 행운까지 따라왔던 신인 시절이었던 것 같습니다.
정운갑 > 6살 때 본 첫 게임이 LG트윈스 게임이었나요?
임찬규 > LG랑 두산이었습니다.
정운갑 > 그러니까 어렸을 때 첫 게임을 어떤 걸 보느냐, 이게 팬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거 같습니다. 어떤 경기든 초반 기선 제압이 중요한데 한국시리즈 1차전은 LG가 패했습니다. LG가 1997년, 1998년 2002년에 줄곧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지만 번번이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았는데 어떠셨어요? 1차전에 패했을 때, 과거의 악몽이 혹 재연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 안 드셨나요?
임찬규 > 뭐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이제 결과가 나왔으니까 드리는 말씀인데, 좀 분위기가 다운됐던 건 사실이었어요. 그렇지만 지환이 형을 필두로 또 현수 형, 고참 형들이랑 같이 또 어린 친구들도 다시 다독여서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을 했었고. 1차전을 졌을 때보다 사실 2차전을 쥐고 있었던 흐름을 갔을 때도 사실 걱정이 좀 많긴 했었어요. 근데 또 잘 이렇게 넘어간 것 같습니다.
정운갑 > 올해 한국시리즈 한 게임 한 게임 쉽지 않은 경기였습니다. 팬들 입장에서는 아주 재미있게 봤는데요. 동점에 역전을 거듭하면서 실제 영화, 드라마라도 이같이 연출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였습니다. 2차전도 1점 차였고 3차전이었죠. 홈런으로 상대 팀이 판세를 뒤집었는데 그걸 다시 홈런으로 승리를 만들었잖아요.
임찬규 > 근데 사실 저 어렸을 때 2002년 한국시리즈 보고 울었다고 말씀드렸는데, 그때도 이승엽 선배님과 마해영 선배님의 홈런으로 저희가 역전패를 당하면서 준우승을 했는데 그날 경기도 이제 박병호 선배가 홈런을 치면서 그때의 기억이 떠올랐어요.
정운갑 > 2점 차로 뒤지다가 스리런 홈런으로 다시 역전했잖아요.
임찬규 > 다시 이제 지환이 형의 역전 스리런이 나오면서 또 그 눈물이 다른 눈물로 또 바뀌면서.
정운갑 > 마지막 9회 말에 또 위기가 왔었잖아요. 1사 만루 상황이었으니까요.
임찬규 > 맞아요. 근데 마지막까지 정말 앵커님 말씀대로 드라마를 써도 그렇게 쓰지는 못하지 않을까.
정운갑 > 그럼 가장 어렵고 좀 긴장했던 경기는 역시...
임찬규 > 3차전이었습니다.
정운갑 > 3차전이군요, 이번 LG트윈스는 보니까 정규 시즌 144경기에서 86승 2무 56패 10개 구단 중에서 유일하게 6할이 넘는 승률을 기록했더라고요. 1위인데...한국시리즈 통합 우승도 차지했고 과거에 여러 징크스가 있었잖아요. 어떻게 이번 기회로 다 사라지는 건가요? 핵심 전략이 좀 바뀌었습니까? 어떻게 이렇게 극복할 수 있었죠?
임찬규 > 일단 감독님께서 주문하신 것도 실패를 절대 두려워하지 말자라고 말씀하셨어요. 도루를 해서 죽을 수도 있고 원하는 구종을 던져서 홈런을 맞을 수도 있는데 그 실패를 두려워하면 저희는 바뀌지 않을 거라고 감독님께서 말씀하셨어요. 그래서 올해 콘셉트 자체를 선수들이 도전과 끈기로 바꿨어요. 그래서 실패하더라도 처음에 처음부터 의심하지 않고 정말 처음부터 모여서 그렇게 했던 게 저희가 바뀔 수 있는 큰 원동력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정운갑 > 임찬규 선수, 개인적으로도 작년과 올해는 분위기가 확 다르잖아요. 작년에 좀 부진해서 마음고생 크셨을 것 같은데요. 올해는 정규 시즌에서만 14승을 기록했습니다. 국내 선발 중에 최다승 기록인데 다들 ‘임찬규가 달라졌다’ 이런 말들을 많이 합니다. 작년에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서 여러 노력을 했을 텐데, 보니까 특히 ‘이미지 트레이닝을 열심히 했다’ 이렇게 돼 있더라고요. 어떤 내용입니까?
임찬규 > 이게 정신적인 부분들이 투구하는 데 있어서 정말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거를 그동안 알고 있었지만 어떠한 공부를 통해서 배운 적은 없었어요. 그래서 좀 책도 읽어보고 좀 공부를 해보자라고 마음을 먹은 게 작년에 부진 이후였어요. 부진을 겪으면서 저 개인적인 시즌도 그렇지만 팀이 저 때문에 시리즈를 못 갔다라는 생각에 마음을 좀 많이 고쳐먹었고. 그런 정신적인 이미지 트레이닝을 좀 많이 가져가면서 많은 변화가 있지 않았나라는 생각을 합니다.
정운갑 > 올 봄에 염경엽 감독의 한마디가 임찬규 선수를 에이스로 만든 결정적 계기가 됐다, 이런 얘기도 있던데, 무슨 얘기를 주고받은 겁니까?
임찬규 > 일단 어떠한 한마디 말씀보다는 여러 가지로 저를 바꿔주셨던 게 일단은 첫 번째가 구속이었어요. ‘구속이 네가 140이 채 안 나와도 너는 충분히 타자를 잡을 수 있는 커브와 체인지업이 있기 때문에 그 장점을 살렸으면 좋겠다’라고 감독님께서 주문을 직접 하셨는데, 제가 또 선발이라는 자리를 잃었었고. 제가 뭐 소위 말해 살아남을 수 있는 게 없잖아요. 그래서 감독님께서 말씀한 대로 그냥 해보자 의심하지 말고, 그런데 그러면서 결과가 나왔고 결과가 좋다 보니까 정말 이게 맞다라는 생각이 든 거예요. 그래서 좀 더 거기서 박차를 가했고 그 이후에도 이제 감독님 말씀대로 공교롭게 스피드가 또 올라오기 시작하더라고요, 스피드에 욕심을 안 냈는데도 불구하고. 그러면서 아마 큰 변화가 있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정운갑 > 이번에 또 화제가 된 게 롤렉스 시계잖아요. LG트윈스가 1994년 우승한 이후 우승을 못 하니까 구본무 회장이 98년에 당시 8천만 원짜리 롤렉스 시계를 구입해서 ‘우승하면 한국시리즈 MVP에게 선물하라’ 이렇게 주문하셨다면서요? 결국 25년 만에 시계의 주인공이 나타난 셈인데요. 이번에 팀의 주장 오지환 선수에게 돌아갔죠?
임찬규 > 네 맞습니다.
정운갑 > 그 시계 좀 봤습니까?
임찬규 > 이번에 축승회 때 봤고요. 실물을 영접한 것만으로도 저는 충분히 행복합니다.
정운갑 > 좀 부럽지 않으셨어요?(웃음)
임찬규 > 정말 부럽죠. 정말 단 한 명이 가져갈 수 있는 거고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그 시계가 롤렉스여서가 중요한 게 아니라 돌아가신 구 회장님께서 함께 보낸 시간이 있고, 그게 25년이라는 시간이 계속 흘러갔던 시계인데, 정말 그 큰 의미를 가져간 시계라 그래도 지환이 형이 또 이렇게 기부를 또 해 주시는 바람에 또 이렇게 팬들과 같이 함께 볼 수 있고 해서 더 좋은 영광을 누릴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정운갑 > 네, 그런데 ‘시계는 오지환 선수에게 갔지만 술은 임찬규에게 갔다’ 이런 얘기가 있던데요 그때 94년이죠? LG가 한국시리즈 우승했을 때 구본무 전 회장이 마시던 아주 특별한 소주라고 그러대요. 그래서 우승하면 이걸 개봉해서 마셔라. 그래서 ‘술을 잘 마시는 임찬규 선수가 시음하게 했다’, 이런 얘기가 들리던데 맞습니까? 우승 축하 때 마셨어요?
임찬규 > 네, 같이 마셨고요. 구단주님과 단장님 직접 참석하셔서 다 같이 마셨고. 뭐 어떠한 맛보다는 그거를 함께 우승 축배로 들었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정운갑 > 사실 의미를 담는 게 중요하죠. 의미 부여를 하면서 계속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게 중요한데 여러 가지 화제성 이야기들이 많이 있네요. 임찬규 선수 이번에 프리에이전트, FA 재수생이잖아요. 작년에는 자유계약 선수 자격이 됐지만 신청을 안 했고, 올해 신청하셨잖아요?
임찬규 > 네, 했습니다.
정운갑 > 오늘부터 해외 구단을 포함해서 구단과 계약을 할 수 있게 됐는데 한국시리즈 미디어 데이 행사에서 차명석 단장에 ‘우승하고 FA 되면 말 안 해도 절 찾으셔야 할 겁니다’ 이런 얘기를 했다고 하던데요. 혹시 차 단장과 얘기를 나눠보셨는지, LG에 잔류하실 거예요?
임찬규 > 네, 물론 잔류 생각하고 있고요. 단장님께서 또 아직 만나지 않았어요, 만나지는 않았고. 저희가 이번에 우승을 하면서 다 같이 휴가를 다 같이 갔다 오는데 그 지나고 단장님과 또 얘기를 나눠봐야 될 거고요. 그리고 시스템이 제가 만나는 게 아니고 또 에이전트와 또 단장님께서 만나서 얘기를 하기 때문에 또 잘 얘기가 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운갑 > 2024년 프로야구 FA 대어로 임찬규 선수를 당연히 꼽습니다. 정규 시즌 14승에 팀 통합 우승까지 여러 호재가 있는데요. FA 자격 선수 중에 투수는 귀하잖아요. 그래서 임찬규 선수 몸값이 더 오를 거다. 이런 얘기도 있던데... 몸값, 얼마나 더 올릴 겁니까?
임찬규 > (웃음) 몸값은 제가 뭐 잘해야 올라가는 거고, 그리고 아직 좀 많이 부족하고요.
정운갑 > 잘 하셨으니까요.
임찬규 > 그런데 저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고요. 또 이렇게 좋게 잘 봐주시면 좋겠다는 생각밖에 안 합니다.
정운갑 > 운동 실력뿐만 아니라 인물도 훤하신데, 절친한 친구들 속속 결혼했습니다. 고우석 선수도 했고요. 임 선수는 언제 가정 꾸릴 건가요? 결혼 계획 있습니까?
임찬규 > 네, 계획은 있고요. 아직 어떤 시기나 날짜를 정확히 정한 건 아니고요. 계획은 가지고 있습니다.
정운갑 > 앞으로의 일정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푹 쉬기만 하면 되는 건가요? 겨울에 또 어떤 운동이나 훈련 등이 예정돼 있나요?
임찬규 > 일단 이번 주 내지 다음 주까지는 조금 쉬어갈 예정이고요. 저는 조금 길게 쉬면 또다시 컨디션이 올라가는 데 좀 오래 걸리기 때문에 금방 또 운동을 시작할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정운갑 > 이번에 LG트윈스 우승에 대해 역대 그 어느 때보다, 팀의 팬들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환호성을 질렀잖아요. 어떻게 보면 월드컵처럼 많은 분들이 하나 된 듯한 느낌이 들던데요. 왜 그랬다고 보세요?
임찬규 > 저희가 못 했지만 사실상 29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모두가 염원하게 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고요. 또 모르겠어요. 되게 1차전부터 극적인 경기들을 계속 펼쳐 와서 더더욱 관심을 더 많이 가져주셨던 것 같고요. 그리고 너무 길게 못 하다 보니 이제 타 팀 팬분들까지도 이렇게 응원을 해 주시는 상황이 많이 있더라고요. 이렇게 보면서 이렇게 LG의 열광적이고 정말 소중한 팬들이 많은데 조금 더 일찍 잘했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들고 또 앞으로 또 어떻게 더 잘해야 할지 생각하게 만드는 시즌이었던 것 같습니다.
정운갑 > 맞습니다. 오랜 기다림, 노력 뒤의 결과였고 한 게임, 한 게임 재미있었고요. 저는 한 가지 덧붙인다면 최근 우리 주변을 보면 누군가에 대해 응원하고 격려하는, 그런 사회적 분위기가 많이 사라졌잖아요. 그러니까 스포츠, 야구라는 걸 통해서 정말 많은 분들이 하나가 될 수 있고 격려하고 응원해 줄 수 있는 그런 분위기를 오랜만에 제공해서 그런 게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도 해봅니다.
임찬규 > 정말 맞는 말씀이신 것 같습니다. 저도 그렇게 느꼈어요. 너무 정말 2002년 월드컵처럼 정말 뜨겁다라는 생각밖에 안 들었어요. 정말 이렇게 관심이 많아 많게 가져주시는데, 조금 더 앞으로 잘해서 또 자주 뜨거울 수 있도록 해보겠습니다.
정운갑 > 올해는 임찬규 선수 인생의 어떤 터닝 포인트가 된 해가 될 것 같은데요. 가을에 전설이 됐고 또 FA 자격 선수도 됐는데 어떤 투수로 기억되고 싶으세요? 프로야구 선수라면 어떤 꿈이 있을 것 같은데요?
임찬규 > 물론 세부적으로 백승 투수가 되겠다, 뭐 어떠한 삼진을 잡겠다라는 이런 거창한 목표도 있겠지만 그런 것보다 그냥 정말 낭만이라고 하죠. 저는 그런 스토리도 되게 좋아하고 추억이 있는 정말 뭔가 저 선수하면 어떠한 낭만이 있고 추억이 있는 그런 뜨거운 투수로 남고 싶습니다.
정운갑 > 해외 진출 계획은 어떤가요?
임찬규 > 없습니다.(웃음)
정운갑 > 아직은 없군요. 29년 만에 우승이라는 감격의 순간, 그 뒤에는 간절하고 절박하게 노력하며 넘어졌다가도 일어섰던 29년의 시간이 있었습니다. 오늘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임찬규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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