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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2년 전 부산의 한 부둣가에서 필로폰 주사기 수십 개가 든 봉지가 낚시꾼 바늘에 걸려 올라왔습니다.
주사기에는 혈흔이 일부 남아 있었는데, 마약사범 21명이 낚싯줄에 걸리듯 줄줄이 붙잡혔습니다.
잡힐까봐 여장을 하고 다닌 남성도 있었다네요.
박상호 기자입니다.
【 기자 】
오피스텔 복도에 선 한 여성이 엘리베이터에 타더니 거울을 보고 옷매무시를 가다듬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옷을 갈아입고 나옵니다.
알고 보니 여장한 남성이었습니다.
필로폰을 투약한 30대 남성이 경찰 추적을 따돌리려고 변장을 하고 다니다 끝내 덜미를 잡혔습니다.
이 남성에게 마약을 판 조폭 부두목도 몇 달 뒤 붙잡혔습니다.
이들이 꼬리를 잡힌 건 2년 전 한 낚시꾼이 바다에서 건져 올린 마약 주사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김명호 / 주사기 건진 낚시꾼
- "난 문어가 걸린 줄 알았어요. 쭉 달려가기에 줄이…. 올려 보니까 (봉지에서) 주삿바늘이 툭 튀어나와서 바로 신고했어요."
당시에는 주삿바늘에서 혈흔이 발견된 2명만 구속됐었지만, 마약 공급책을 추적하면서 19명이 줄줄이 검거된 겁니다.
투약자 중에는 대학생과 택시기사도 있었는데, 일부는 기초수급비로 마약을 구매하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김인호 / 남해해경청 마약수사대 반장
- "출처를 추궁하다 보면 누군가한테 물건을 받았다고 (일부는) 자백하거든요. 그때부터 순차적으로 파고 파고 하다 보니까…."
해경은 붙잡힌 21명 가운데 16명을 구속하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MBN뉴스 박상호입니다. [hachi@mbn.co.kr]
영상취재 : 안동균 기자
영상편집 : 오혜진
영상제공 : 남해해양경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