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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고래라는 동물이 일생 동안 탄소를 무려 33톤이나 흡수해 '지구 환경 지킴이'로도 알려져 있다는 사실 아십니까?
33톤이면 나무 1천 그루가 흡수하는 양보다도 많은 양인데요.
이러한 고래가 인간으로부터 받는 위협과 고통이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고래들이 선박에 치이고 해양 쓰레기를 삼켜 죽어가고 있거든요.
장동건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허리가 'ㄱ'자 모양으로 꺾인 멸종위기종 참고래.
지난 4일 스페인 앞바다에서 발견된 이 참고래가 이렇게 된 이유는 선박과의 충돌인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샀습니다.
미국 동북부 롱아일랜드 인근 바다에는 집 한 채 만한 몸집의 40살 혹등고래가 해안으로 떠밀려오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최근 미국 동부에선 몇 주 간격으로 타박상을 입은 고래 사체가 발견되는데, 매년 세계에서 약 2만 마리 정도의 고래가 선박과 충돌해 목숨을 잃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해양 쓰레기도 고래들의 생명을 위협합니다.
테이블 위에 수북하게 쌓인 각종 통발과 어망, 비닐봉지들.
지난 1월 말 하와이에서 발견된 멸종위기종 향유고래의 뱃속에서 나온 것들입니다.
▶ 인터뷰 : 웨스트 / 하와이 대학교 연구원
- "대변이 만들어지지도, 음식물이 소화되지도 않았습니다. 이물질로 (소화기관이) 막혔다고 볼 수밖에 없어요."
전 세계 바다로 매년 쓰레기 800만 톤이 유입되는데, 유엔은 2040년이면 이 쓰레기가 3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19년 국제기구를 탈퇴하며 상업 포경을 재개한 일본에선 고래고기 자판기까지 등장해 논란을 키웠습니다.
▶ 인터뷰 : 히데키 도코로 / 교도선박 사장
- "대형 슈퍼는 포경 반대 단체들의 압박 때문에 고래고기를 들이지 않고 있어요. 어떻게든 먹을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려고 점포를 냈습니다."
현지 언론이 나서 "정부 지원 없이는 포경 산업 유지가 어렵고, 고래 소비량도 60년대에 비해 99% 줄었다"며 고래고기 소비를 옹호하기도 했습니다.
20년 가까운 협상 끝에 국제사회는 전 세계 바다의 30%를 보호하는 해양조약에 합의해 고래들도 보호를 받게 됐지만,
▶ 인터뷰 : 레나 리 / 유엔 해양 및 해양법 대사 (지난 4일)
- "신사숙녀 여러분. 배가 드디어 해안에 도달했습니다."
각국 의견 차이가 여전한 가운데 비준 절차가 얼마나 걸릴지 모르는 상황.
당분간 고래들의 '수난'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장동건입니다.[notactor@mk.co.kr]
영상편집: 한남선
그래픽: 박경희
영상출처: guardia civil via storyful·WPVI-TV·하와이 국토자원부·Nine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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