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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홍대 앞'이라고 하면 북적이는 젊은이들, 서울 필수 관광코스 같은 이미지가 떠오르실 텐데요.
2000년대부터 가속화된 홍대 앞의 과도한 상업화를 경계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이정호 기자입니다.
【 기자 】
낡은 2층 건물이 좁은 시멘트 포장길을 사이에 두고 마주 서 있습니다.
허름한 식당들과 '복사'라는 문구가 적힌 입간판이 주머니가 가벼운 대학생들의 발걸음이 잦은 곳임을 짐작케 합니다.
1996년 홍대 앞 먹자골목입니다.
20년이 넘게 흐른 지금, 이 자리는 널찍한 보도가 조성된 세련된 거리로 번했습니다.
▶ 스탠딩 : 이정호 / 기자
- "이곳은 2000년대 들어 조성된 홍대 앞 '걷고 싶은 거리'입니다. 홍대 앞을 대중화하기 위한 이런 공공지원 사업이 늘어나면서 주변은 본격적인 상업화의 길로 들어섭니다."
1990년대까지 홍대 앞은 크라잉넛 같은 록밴드를 낳을 정도로 인디문화의 성지였지만, 지난 20년 사이 이른바 놀기 좋은 곳으로 성격이 변했습니다.
이달 서울역사박물관이 펴낸 보고서의 연구진은 홍대 앞 전체에 번진 과도한 상업화를 지적했습니다.
특히 2010년 공항철도 연결로 외국인 관광객까지 늘면서 높아진 임대료를 이기지 못한 상인과 예술가가 홍대 앞을 떠나는 게 문제입니다.
▶ 인터뷰 : 오제연 / 성균관대 사학과 교수(보고서 연구진)
- "(홍대 앞의) 예술적인 창조의 힘, 그런 것들은 많이 소멸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여기에는 젠트리피케이션(원거주민 이탈)이라고 하는 문제까지 결부되고…."
홍대 앞 문화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관련 조례의 운영과 임대인과 임차인의 상생 문화 조성에 대한 논의가 시급해 보입니다.
MBN뉴스 이정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