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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한반도를 강타한 폭염에 숨이 턱턱 막히기는 북한도 마찬가지인데요.
가만히 서있기도 힘든 뙤약볕 아래서 북한 주민들은 이른바 '풀베기 전투'에 동원되고 있습니다.
이성식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드넓은 초원에 북한 주민 수십 명이 풀을 베고 있습니다.
북한 방송은 마치 운동 경기를 중계하듯 풀베기 작업을 소개합니다.
- "풀베기 전투가 힘있게 벌어지고 있는 여기는 세포군 성산리에 있는 자연 풀판(풀밭)입니다.
서로 풀을 조금이라도 더 많이 베려는 실적 경쟁은 부부 사이에도 치열합니다.
▶ 인터뷰 : 박현철 / 북한 주민(남편)
- "우리 집사람이 얼마나 악을 부리는지 내가 막 따라가지 못할 정도입니다. 이 사람이 우리 집사람입니다."
▶ 인터뷰 : 전명설 / 북한 주민(아내)
- "(아무리 부부지간이라도 경쟁에서는 서로 양보가 없는 것 같습니다.) 생각 같아선 세대주(남편) 체면을 세워주고 싶은데 일단 경쟁에 들어가선 지고 싶지 않습니다."
북한 당국은 지난달부터 이달 말까지 두 달간을 '풀베기 전투' 기간으로 정하고, 주민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습니다.
- "우리들의 땀이고 양심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풀과 함께 우리의 기쁨도 행복도 함께 거둬들인다는 심정으로…."
북한에서 풀은 거름과 부식토를 만드는 데 사용되고, 겨울용 가축 사료로도 활용하는 중요한 자원입니다.
한여름이 지나면 풀의 영양분이 떨어지기 때문에 북한 주민들은 폭염 속에서도 대거 풀베기에 동원되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성식입니다.
영상편집 : 서정혁